류스진(劉世錦)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임이 최근 내놓은 중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성장률 6%가 깨질 수는 있지만 중국 경제총량이 워낙 큰 만큼 자신감있다는 발언으로 읽혀진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류 부주임은 지난 7일 중국경제체제개혁 연구회에서 주최한 '제17회 중국개혁포럼'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부주임은 오는 2020~2025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6%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소득을 각각 2010년 수준의 두 배로 높여 전면적 '샤오캉(小康, 풍족하고 편안한)'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류 부주임은 중국 경제 성장에서 신·구 성장동력 교체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성장 동력이었던 인프라, 부동산, 수출 경기가 둔화한 만큼,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키워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선 내년 중국 경제 전망을 놓고 '바오류(保六)'냐, '포류(破六)'냐, 즉, 성장률이 간신히 6%대를 유지하느냐, 5%대로 떨어지느냐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8%, 7%, 6%대로 떨어졌다. 올 3분기 성장률은 6%로,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약 27년 만에 최저였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5%대 성장률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국 안팎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중 무역전쟁, 공급측 개혁 여파로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성장률마저 6% 아래로 추락하면 중국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6% 성장률을 무조건 사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과도한 경기부양책이 부채급증, 부동산 폭등 같은 리스크만 키운 만큼, 굳이 6% 성장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중국 최고위급 경제정책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약 6%, 그러니깐 6% 내외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6~6.5%)보다 목표치를 더 낮춰 사실상 6%대 붕괴를 용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중국 정부의 내년 거시경제 정책방향이 확정된다. 공식적인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공표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