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파국은 피했다…오늘 내년도 예산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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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19-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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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패스트트랙 보류·한국 필리버스터 철회 전격 합의

  • 이인영 "4+1 테이블 여전히 작동"…재충돌 가능성 남아

여야 교섭단체 3당은 10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비쟁점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여당이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올리지 않고,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철회하면서 당장 ‘파국’은 막은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쟁점법안인 ‘선거제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오는 11일 이후로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다룰 방침이라 한국당과 충돌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심재철 자유한국당·오신환 원내대표는 9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예산안과 민생법안,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당장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은 예산안 논의를 이어갔다. 이로써 10일 본회의에서는 ‘유치원 3법’과 ‘민식이법’(도로교통법)을 비롯한 199개 민생법안 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을 일괄 상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실제 이날 4+1 협의체는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연동률 50%’ 안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 절반에만 연동형을 적용하는 문제와 석패율제 적용 문제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정기국회가 정쟁으로 얼룩진 채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채 여야 3당이 극적 합의를 이뤄낸 배경에는 심재철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발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선이자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한 그가 여야가 서로 양보하는 그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 정견발표를 통해 “내주는 것은 줄이고 최대한 많이 얻어내는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며 본인의 ‘협상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이번 합의로 심 원내대표는 민생국회 실종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잠재우면서 4+1 협의체로 넘어갔던 협상의 주도권을 여야 3당 교섭단체 안으로 들어오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패스트트랙 법안을 임시국회로 넘기는 ‘지연 전략’으로 범여권 공조의 분열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심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정안과 공수처안 처리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 통과를 희망하는 범여권은 우려를 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기국회를 하루 앞두고 원내대표를 바꿨다는 이유로 다시 교섭 테이블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파렴치한 일”이라며 “지금까지 한국당은 투쟁이든, 교섭을 제안하든, 보이콧을 하든, 오로지 목적이 개혁을 좌초시키는 데 있었다는 점을 민주당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더 이상 한국당의 선거제 개혁, 사법개혁을 무산시키기 위한 교란작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4+1 협의체는 선거제 개혁과 사법개혁 일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체 없이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은 내일까지의 정치 일정만 정리된 것”이라고 선을 긋고 "4+1 테이블도 여전히 작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법과 공수처법 관련해 “한국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 좋겠다”며 “다음 일정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겠지만, 저희의 기본적 의지는 지금으로서 달라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당이 전향적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4+1 차원에서라도 이들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하는 심재철 오신환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9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문희상 의장과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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