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고인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좀 더 큰 시선으로 세상을 봐라”다. 여기에는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큰 줄기에 집중해 빠른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한 밑바탕은 빠른 결단과 강력한 추진력이다. 고인은 이 같은 태도를 본인이 솔선수범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가능성을 심어줬다.
고인의 최대 장점은 강력한 추진력이었다. 일단 목표를 설정하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집중력이 어떤 때는 젊은 사람들도 따라가기 숨가쁠 정도로 상당했다. 고인의 모습을 보며 역사적 전쟁을 치르는 장수의 모습을 떠올린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고인이 최근 10년간 가장 집중했던 사업 중 하나다. 고인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10년 동안 1000명의 인재를 양성해냈다. 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 누구도 안 된다고 했던 일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낸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양성된 1000명의 인재들은 동남아 곳곳에서 활약하며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현 시점에서 고인을 떠올릴 가장 정확한 단어로는 ‘거인’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고 김우중 회장은 생각의 보폭, 포용력에서 한국의 누구보다도 거인이었다. 국내 경제에는 아직도 그에게 영향을 받은 많은 이들이 활동 중이다. 그가 쓴 책은 미래 경제를 책임질 많은 청년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고인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웅 중 한 분이다. 크고도 담대했던 유지(遺旨)는 잘 받들 것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영면에 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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