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출범 24년만에 '개점휴업'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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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2-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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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소기구, 위원 정족수 부족으로 기능 정지

  • 美 신임 상소기구 위원 선임절차 거부 탓

글로벌 무역 분쟁의 최고재판소 역할을 해온 세계무역기구(WTO)의 ‘개점휴업’이 결국 현실이 됐다.

10일(현지시간) WTO에 따르면 WTO 분쟁 해결 기구인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3명 중 2명의 임기가 오는 11일 0시를 기해 종료한다. 그러나 아직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상소위원은 중국 출신의 홍자오 위원 한 명만 남게 된다. WTO 규정에 따라 사건 심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3명의 위원이 필요하다. WTO가 사실상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졌단 의미다.

상소위원이 단 1명만 남게 된 것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몽니’ 탓이다. 상소기구는 WTO 164개 회원국이 전원 동의한 7명의 상소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미국은 "상소기구의 판결이 미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오바마 정권 말기인 2016년부터 위원 임명에 동의해 주지 않았다.

WTO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보호 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화했다. 특히 '무역 전쟁' 상대국인 중국이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활용해 여러 혜택을 받았다면서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명했다. 최근엔 WTO 상소 위원들이 과도하게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걸 문제 삼기도 했다.

WTO의 개점휴업 현실화가 코앞에 놓이면서 국제무역 분쟁해결 기능에 마비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이 “상소 기능 중단이 다자간 무역 체제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회원국들은 상소기구 기능 중단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임시 비공식 기구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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