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동물원은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 부부가 선물한 풍산개 '곰이'의 새끼 '들이'가 분양된 지자체 동물원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동물보호단체 '케어'(Care)에 따르면 인천대공원 어린이동물원은 지난해 미니피그 5마리를 총 150만 원을 받고 인근 도축장에 매각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전시동물을 사고팔았다. 일부 동물은 단돈 6천 원에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케어 측은 중성화되지 않은 전시동물들이 내부 번식을 통해 개체 수가 증가하면 동물을 파는 식으로 인천대공원이 개체 수를 조정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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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케어는 지난 2015년 서울대공원에서 전시하던 사슴과 염소들이 녹용탕 제조 농장으로 팔리는 현장을 폭로해 지자체 동물원의 전시동물 관리 실태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여론이 들끓자 서울시는 매각 동물을 재매입해 보호하기로 합의하고, 차후 동물을 식용으로 매각하는 것도 금지키로 약속했다.
케어 관계자는 "2015년 당시 단식투쟁까지 단행하며 서울시와 중성화 수술 이행 및 동물원 관리 전반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며 "적극적인 항의를 통해 인천시에도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대공원 관계자는 "동물원 악취 등 청결 관리를 위해서는 늘어나는 개체수를 조절해야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매각)그런 절차를 밟게 된다"며 "1차적으로 동물을 필요로 하는 농장에 넘기고, 비선호 동물은 몇 번의 유찰을 통해 매각하게 된다"고 매각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도축장 매각 등)정확한 사안은 담당 수의사가 관리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인천대공원의 비인간적 전시동물 관리 실태는 그간 인천시가 추진해온 동물보호 인식개선 정책에 반하는 행보여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9월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 부부가 선물한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강아지 '들이'와 '햇님이'를 새 식구로 맞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이 중 '들이'는 인천대공원의 마스코트로 동물원에 분양됐다. 이를 계기로 인천시는 10월부터 인천대공원 내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개장하기도 했다.
인천대공원에 따르면 현재 동물원 내 전시동물은 총 48종, 약 200두에 이른다.
동물원 운영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동물원법 개정안의 발의된 상태지만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케어 전담법률인 김경은 사무국장은 "동물보호 문화를 선도해야 할 지자체에서 토사구팽 식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실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케어는 인천시에 △어린이동물원 설립 이후 축종 별로 몇 두의 동물들을 어디에 매각해왔는지 밝힐 것 △동물 매입·매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현재 전시하고 있는 동물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할 것 △현재 전시동물들의 수명에 맞춰 어린이 동물원 폐쇄 로드맵을 세울 것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지난해 6월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한 '지방선거 후보자 동물정책 수용 수준 평가' 설문조사에서 D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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