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집값 상승세에도 규제가 없었던 지난 2년여 만에 대전 신시가지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2억원 이상 오르며 서울 못지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관할 시도 외 거주자(외지인)'의 대전시 아파트 매수량은 9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최고치며 전월 638건보다 34% 많은 수치다.
올해 추세를 보면 1월 627건으로 시작해 2월 342건까지 떨어진 후 △3월 392건 △4월 361건 △5월 541건 △6월 466건 △7월 587건 △8월 646건이다.
실제로 대전 대다수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중에서도 과열지역인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보다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감정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대전시 유성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올해 △6월 0.72% △7월 0.56% △8월 1.45% △9월 1.20% △10월 1.68% △11월 1.70%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강남구의 상승률(0.02~1.07%)과 서울 평균(0.07~0.69%)을 크게 웃돈다.
유성구 외에도 중구는 지난 5월 0.42%로 상승장을 시작해 10월(2.25%) 정점을 찍은 후 11월(1.69%) 소폭 하락했다. 대전시 동구와 서구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매달 1.14~1.55%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신시가지에 들어선 단지들의 실거래가는 최근 2년 새 급격히 올라가는 양상이다.
대전시 유성구 도안동 '베르디움' 아파트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실거래가는 올해 11월 7억원으로 1년 보다 6000만원 올랐고 2년 전에 비해 2억4000만원 급등했다.
옆 동네인 상대동 한라비발디 101㎡는 7억5000만원에 달해 1년 전 대비 8000만원, 2년 전 대비 2억6000만원 뛴 상황이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다른 견해를 보였다. 지난달 초 발표된 규제지역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집값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전망과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전은 올해 규제지역에서 빠진 데다가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방 중에서 광주와 대구에 비해 상승장이 늦게 시작됐다"며 "인근 세종이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반사이익이 있고, 원도심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수요가 반영돼 상승세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이제는 (대전에) 투자로 들어가기에는 조심해야 할 때다. 지난 1년 반 정도 너무 많이 오른 상태이기에 꼭지에 도달한 것 같다"며 "대전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거주여건 등 매력도가 (가격에 비해) 낮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을 심사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지난달 6일 열었지만, 대전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0월 말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대전)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지난 7월)된 후 집값 상승률이 높은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대전에서도 유독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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