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서 만난 대우세계경영연구원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제2의 고향’ 베트남 등을 오가며 GYBM에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붓던 고인의 모습을 회상한 것이다. 이 같은 고인의 열정을 토대로 GYBM은 8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청년 1000명의 ‘해외 취업지원’이란 눈부신 성과를 꽃피웠다.
향후에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청년들에게 해외 취업을 넘어 창업 기회까지 적극 지원하며 더 높은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GYBM은 해외 대학과 협력해 현지에서 우리나라 청년들을 교육하고 해당 국가에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현지 기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김우중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청년 1000여명에게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 4개국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
교육 자금은 전·현직 대우그룹 임직원이 모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지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하노이에 있는 교육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인재 양성 사업에 유난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평소 맹자의 ‘진심편’ 중 득천하영재이교육지삼락야(得天下英材而敎育之三樂也)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며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교육자의 기쁨을 나타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평소 김 전 회장을 존경하던 GYBM 졸업생 130여명은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GYBM 1기생으로, 인도네이아 소재 운동화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업체에서 공장장으로 근무 중인 백지우씨는 “연수생 시절 김 전 회장님을 자주 뵙진 못했지만, 사람을 아끼시는 분이라는 게 느껴졌다”며 ”도전하는 자세를 많이 강조하셨고, 세계를 생각하면서 일자리나 활동 반경을 한국에만 가두지 말라는 점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님이 직접 집필한 저서를 읽으며 세계 경영에 대한 꿈을 키웠다"며 "해외 무대에서 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셨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3일에는 GYBM 졸업생 1000명이 모두 모여 총동문회도 만든다. 이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 GYBM, 미래 10년간 최소 3000명 이상 ‘졸업생 배출’ 목표
GYBM은 향후 청년 취업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창업까지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에 공장이 밀집돼있는 만큼, 제조업 중심의 창업을 지원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창업 비용이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인 점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전무는 “(GYBM을 통해) 원활한 제조업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며 “동남아에서 제조해 선진국에 판매하는 시스템을 잘만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창업이 서비스 및 IT 관련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제조업 중심인 만큼 한국보다 30배 큰 시장에서 성공 확률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3000명 이상의 ‘졸업생 배출’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박 전무는 “10년 후 최소 3000명~최대 3만명에 달하는 졸업생을 배출해 관련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각 산업별 분포도가 넓어져, 다양한 산업을 동시에 지고 갈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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