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하 삼성전자 파운드리 그룹장은 11일 서울 강남 엘타워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융합얼라이언스 세미나'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업체로서 역할을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 디자인 제조·패키징·테스트 등 종합 지원
파운드리는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기업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강국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에서 팹리스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쟁력 있는 설계자산(IP) 제공 △설계·분석 기술 지원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운영프로그램 확대 △디자인 하우스 기술 교육 지원 등이다.
송 그룹장은 "과거 파운드리 회사들은 팹리스 업체가 설계해서 가져온 것을 단순히 구워주는 역할만 했다"면서 "최근에는 디자인이 복잡해지고 있어 팹리스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칩을 만들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 4차산업혁명 본격화···파운드리 솔루션 성장
송 그룹장은 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오토모티브 등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파운드리 솔루션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년이 되면 한명이 사용하는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15개 정도가 될 것"이라며 "모든 디바이스들이 연결되고, 여기에 더해 디바이스에 AI기능도 탑재돼 스마트폰, 자동차 등이 스스로 분석·행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송 그룹장은 20~30년 전만해도 빅데이터와 반도체 기술 부재로 AI가 실현되기 어려웠지만, 빅데이터가 확보되고 컴퓨팅 파워가 더해져 AI 구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AI기능을 구동하기 위한 전용 시스템반도체 산업도 커질 전망이다.
송 그룹장은 "기존에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범용품으로 AI를 구현했다면, 최근에는 구글이 텐서프로세서유닛(TPU)이라는 AI전용칩을 만드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 분야에서도 파운드리의 역할이 확대된다. 송 그룹장은 "자동차 한대당 들어가는 반도체가 올해 기준 462달러(약 55만원)인데, 2024년에 가면 621달러(약 74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센서 등이 탑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반도체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 차세대 공정 도입···세계 1위 TSMC 넘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수요 증가에 발맞춰 △프로세스 기술 △디자인 인프라 △하이 퍼포먼스 패키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프로세스 기술은 디바이스(핀펫·GAA), 모듈(EUV), 스페셜티(eFlash·eMRAM·RF)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자인 인프라는 팹리스가 필요한 라이브러리, IP, 디자인 방법론 등을 제공한다. 하이퍼포먼스 패키지에서는 고대역 메모리(HBM), 3D 패키징 등 성능 향상을 위한 옵션이 들어있다.
송 그룹장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처음으로 32나노미터(nm) 양산에 들어갔고, 14nm 최초로 핀펫(FinFET) 공정을 도입했으며, 10nm 최초 양산, 경쟁사 대비 빠른 EUV 도입 등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으로 개발·노력하는 부분은 겟올어라운드(GAA)로, 곧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GAA는 기존 핀펫 이후 차세대 트랜지스터 설계 방식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 향상을 위해 핀펫→GAA→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로 이어지는 신기술을 잇따라 공개하며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뛰어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2.7%, 삼성전자 17.8%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송 그룹장은 "파운드리는 한번에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닌 만큼 국내 고객사 등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내년 5월 파운드리 포럼을 기대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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