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통큰 결정을 표현할 다른 말이 없다.
정용진 부회장은 12일 방송된 SBS 신규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갑자기 출연, 일명 ‘못난이 감자’ 30톤 매입을 흔쾌히 수락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강원도 감자 농가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자가 버려지는 것은 안타까워하며 “식당이 아니라 마트에서 (감자를) 사면 되겠다”며 정체 모를 누군가에 전화를 걸었다.
백종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업계 1위 이마트를 경영하는 정 부회장은 “힘을 써보겠다. 어떻게든 고객들한테 잘 알려서 제값 받고 팔 수 있게 끔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안팔리면 제가 다 먹겠습니다”라고 말해, 백종원을 함박웃음 짓게 했다.
실제로 이후 방송에선 이마트 배송 차량이 못난이 감자를 운반하고, 전국 이마트에선 ‘맛남의 광장’ 코너가 만들어져 강원도 특산품인 양미리와 감자 등 지역특산물을 판매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최고 결정권자인 정용진 부회장이 방송에서 약속을 했으니, 못난이 감자 판매가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런 일은 사실 오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정용진이 정용진 했다는 평가다.
한편 정용진 부회장과 백종원은 평소 정 부회장이 즐기는 중국 음식을 매개로 소통해오다 친분을 쌓은 관계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도 통화 상대를 궁금해 하는 개그맨 양세형에게 백종원은 “족발 삶는 거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통화 너머 정용진 부회장도 “족발 삶기 좋은 날씨”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평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중국 요리를 한 사진을 올리며 ‘요섹남’ 면모를 뽐내고 있다.
탕수육, 난자완스, 게살스프를 비롯해 특히 자주 선보이는 중국 요리는 족발이다. ‘맛남의 광장’ 방송 당일 저녁에도 “오늘도 삶음. 연말까지 세 번 더 삶아야 함”이라며 족발 사진을 게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