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1987년 이후 최대 승리...존슨 "다음 달 EU 탈퇴"
13일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체 650개 의석 649석에 대한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364석을 확보했다. 과반인 326석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로서,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던 1987년 이후 가장 압도적인 승리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은 2017년 총선보다 의석을 59개나 줄이면서 203석 확보에 그쳤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48석을 차지해 의석을 13개 늘렸다.
보수당이 역대급 승리를 거두면서 영국의 EU 탈퇴에도 속보가 붙을 전망이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지만, 영국과 EU가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의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면서 탈퇴가 연기돼왔다.
보수당은 노동당 텃밭에서도 상당한 의석을 빼앗아왔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피로감을 느끼는 많은 유권자가 보수당을 향해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완수를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이번 총선을 사실상 제2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삼았다.
존슨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가진 승리 연설에서 "'만약'도 '그러나'도 '어쩌면'도 없다"면서 다음 달까지 브렉시트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승리를 기반으로 크리스마스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을 새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애초 일정대로 내년 1월 말 EU에서 탈퇴한다는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또 보수당을 지지해 준 노동당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부"를 이끌고 자신에게 보내준 "신성한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또 "밤낮 없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를 지지해준 것이 정말 옳았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 불확실성 걷혔다'...영국 증시·파운드 환호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고 영국이 정치적 안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면서 시장은 환호했다. 영국 증시 FTSE100지수는 13일 오전 거래에서 1.5%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FTSE250지수는 장중 상승폭이 5%를 넘었다.
파운드화는 2% 넘게 뛰었다. 장중 한때 2.5% 가까이 급등한 1.3516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를 찍기도 했다. 파운드는 유로를 상대로도 2% 넘게 치솟았다.
조엘 크루거 LMAX익스체인지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이제 영국과 EU의 무역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전망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파운드화 상승은 1.35∼1.37달러 구간에서 한도가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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