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석부회장은 5공장이 위치한 쓰촨성 충칭을 찾아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전동화 계획 등을 논의했다. 사드(THAAD) 사태 이후 침체기를 걷고 있는 중국 시장의 승부수로 친환경차 생산 확대를 택한 것이다.
16일 중국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3일 중국의 주요 산업 지역을 연이어 방문했다. 5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충칭 지역과 '수소 도시'로 성장 중인 광둥성 등이다. 충칭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탕량즈 충칭시장을 면담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는 충칭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며 "일대일로 국가의 수출 시장을 적극 개척해 상생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천민얼 당서기는 "현대차는 충칭의 주요 전략 파트너"라며 "전략구도를 강화해 신에너지차 생산 능력을 높이는 등 협력의 새로운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는 정 수석부회장뿐만 아닌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총괄, 지영조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 사장, R&D부문을 이끌고 있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도 함께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중국 남부지역의 '수소 도시'로 성장 중인 광둥성도 방문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마싱루이 광둥성장을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
마싱루이 광둥성장은 면담을 통해 "광둥은 소비잠재력이 매우 크고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사업 재건 사활...강도 높은 개편 예고
고위급 면담을 토대로 현대차그룹은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는 권역별 본부장과 생산·판매본부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다. 지역별 자동차 시장 동향 및 판매전략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중국 사업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은 2002년 진출 이후 최대 정체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중국법인 생산 추정치는 62만대로 사드 사태가 시작된 2016년(114만대)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창저우 4공장, 충칭 5공장 등으로 중국 내 생산능력은 늘었지만, 수요가 대폭 줄어들었다.
현대차가 미래 청사진을 신에너지 자동차에 두고 있는 만큼, 사업 전환 계획도 논의할 예정이다. 전기차 중심으로 공장 라인을 전환하면 공장 축소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도 지난 9월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물량공급이 과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 포트폴리오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기차 ‘코나EV’를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라페스타 EV’를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인력 재배치도 진행했다. 정 부회장은 정체기를 맞은 중국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지난달 현지 총괄사장을 1년 만에 교체했다. 현대차는 영국판매법인장과 해외정책팀장 등을 거쳐 해외사업에 정통한 이광국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사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중장기 전략 TFT'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국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인사를 실시해 쇄신에 나섰다. 폭스바겐 출신 스벤 파투쉬카를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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