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주요 70개 도시 신규주택 가격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이터가 집계한 결과, 중국의 11월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0.3% 상승, 10월 상승률인 0.5%보다 0.2% 포인트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2018년 2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다만 중국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5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평균 7.1% 상승했는 데, 이 역시 전달 상승폭인 7.8%보다 둔화한 수치로, 201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70개 주요 도시 중 전년 동기 대비 신규주택 가격이 오른 곳도 10월 55곳에서 11월 44곳으로 11곳 줄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규제 고삐를 조여왔다. 주택담보대출 초기 계약금 비중을 높이고, 주택 구매제한령을 실시하고, 부동산기업의 역내외 채권 발행을 제한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전반적인 주택 구매수요도 꺾였다.
부동산 업계는 돈줄이 말랐다. 올 들어 11월말까지 중국내 모두 450개가 넘는 부동산업체가 자금난에 파산했다고 로이터는 집계했다. 지난해 파산기업 숫자를 웃돈 것이다. 자금난에 직면한 부동산 업체들은 새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벌리기보다는 기존의 미분양 물량을 할인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들어 중국 부동산업체 개발투자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입은 건 부동산업체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업체에 토지를 양도해 벌어들인 수입에 상당수 세수를 의지하는 지방정부도 울상이다. 이에 각 지방정부에서는 중국 지도부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기조를 맞추면서도 실수요를 살려 부동산 시장 침체를 막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장쑤성 난징시가 인재 유치를 이유로 외지인 대졸자를 대상으로 주택 구매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분간 중국 부동산 경기는 둔화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주 폐막한 중국 최고위급 경제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주택은 거주용이지 투기하는 게 아니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하며 부동산 규제 고삐를 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경기를 부양해 경제를 살릴 것이란 기대감은 사라졌다. 로이터는 내년 중국 집값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2015년 이래 최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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