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0년도 예산 1조4010억 달러(약 1634조 2600억원)를 17일 승인할 전망이다.
이번 예산안에 합의는 오는 20일 밤 12시 미국 정부 셧다운 시한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법안은 17일 하원 표결을 거쳐 19일 또는 20일 상원에서 표결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0 회계연도 기간(2019.10.1∼2020.9.30)까지 정부 지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 법안은 선거 과정에 대한 안전한 보호와 2020년 센서스(인구조사) 실시, 국경장벽 건설비용, 총기폭력 해결을 위한 조사비용, 연방공무원들의 봉급 3.1% 인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선진국 중 연방 공무원에게 유급 육아휴가를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면서, 이 제도는 이미 미국 유수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일부 지방정부에서만 유급 육아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연방정부는 1993년부터 12주의 무급 육아휴가를 시행해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출산한 연방 공무원 4명 중 1명은 생활고와 직장을 잃을 우려로 출산 2주 이내에 업무에 복귀했다.
이번 유급 육아휴가 정책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고위 지도부는 물론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도 지지해온 정책이다.
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개월 내에 담배 구매 연령 21세 상향과 관련한 규정을 만든 뒤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를 시행하게 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공언해온, 의료보험 개혁 시스템인 오바마케어(ACA·전 국민건강보험법)를 지원하는 세금 일부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국경 장벽(트럼프 장벽) 건설에 최소 86억 달러가 배정되길 원했으나 법안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비용 13억7000만 달러만을 승인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과 몇몇 공화당 위원들이 국경에 고성능 감시장비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개선된 국경 장벽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예산에서는 국방부 예산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보다 220억 달러 늘어난 7380억 달러다.
또 10년 간격의 인구 센서스가 내년 시행됨에 따라 여기에 76억 달러, 총기 폭력 연구에 2500만 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내년 11월 대선과 의회 선거 준비를 위해 주정부에는 4억2500만 달러가 추가로 지원된다. 이중 일부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벌어진 러시아의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과 같은 사이버 방어체계 구축을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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