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2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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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초빙논설위원
입력 2019-12-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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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종종 스스로 상징이 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33세에 십자가에 못 박히고, 천재적인 문인 이상의 ‘날개’에서 주인공이 사는 곳이 산 33번지인 것도 그렇다. 33이란 숫자의 형상에 승천(昇天)과 비상(飛翔)의 코드가 엿보인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 발장의 수인번호는 24601이다. 굶주리는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가 5년형을 받고, 탈옥하다 붙잡혀 모두 19년 동안 격리된다. 뮤지컬과 영화에서는 자베르가 “2.4.6.0.1”을 부르지만, 실제 소설에는 딱 두 차례 등장한다. 자베르의 입을 통하지 않고서다. ▷인천의 ‘장발장 부자’는 금속성 자본주의의 민낯이다. 불행은 양분이 풍부한 젖이라고? 궁핍이 영혼을 단련한다고? 모순 사회와 참회 인간의 교직(交織), 우리 모두가 24601이다.◀ <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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