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광화문 빌딩.]
KT 차기회장 결선레이스가 혼전 양상이다. 3파전 또는 2파전이라는 예상에서 다크호스가 등장했다는 소문까지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혼전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외부개입 없는 공정한 선정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과 유력후보자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심사 기준의 무게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유력 후보자의 이름이 바뀔 것이란 말도 나온다. 결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후보자 9명이 모두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선임이 끝날 때까지 외부의 개입이 없다면, KT 차기회장은 심사 기준이 좌우할 것으로 보여진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지배구조위원회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가 9명으로 압축된 KT 차기회장 후보자에 대한 심층면접에 들어갔다. 심사위는 이르면 다음 주중 결론을 내린 뒤 이사회로 명단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모호한 심사 기준으로 선정이 이뤄질 경우 혼전 양상이 지속돼 최종 결론이 지연될 수도 있다.
현재 심층면접이 진행 중인 9명은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최두환 전 KT종합기술원장, 표현명 전 KT T&C 부문 사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이다.
심층면접은 위기의 KT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과 KT를 이끌어 가기 위한 비전, 회장으로써의 가치관 등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노준현 전 장관(왼쪽)과 임헌문 전 사장(오른쪽)]
심사위가 심사기준을 후보자의 대외적인 역량에 무게를 둘 경우, 노준형 전 장관이 가장 유력한 인사로 부상하게 된다. 후보자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인데다 현 정권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사위가 KT의 발목을 잡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와 통신요금 인하 이슈 등 정치적인 이슈에 대응할 능력의 여부에 무게를 두고 심사한다면, 노 전 장관에게 점수가 많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관료출신으로는 차관을 지낸 윤종록 전 차관이 전문성과 대외적 역량까지 갗춰 노 전 장관의 경쟁대상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윤 전 차관은 창조경제전도사라 불린 전 정부 핵심 인사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심사위가 전문성에 심사기준의 포커스를 맞춘다면, 임헌문 전 사장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보자 대부분이 KT 현직 또는 전직 출신인 만큼 전문성은 두루 갖췄지만, 임 전 사장의 풍부한 경험 능력은 따라가기 힘들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M&A(인수합병) 등 변화 중인 방송통신 시장을 잘 파악하고 진두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면 임 전 사장이 유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임 전 사장은 KTF 시절부터 마케팅을 담당해 방송통신 시장뿐 아니라 사내 조직의 장악도 쉽다는 분석이다.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선 현직 후보자인 구현모 사장, 이동면 사장, 박윤영 부사장이 다른 OB 출신보다는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들 후보자들은 모두 황창규 현 KT회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새노조의 극심한 반대와 저항이 예상된다. 윤 전 차관 역시 전문성이란 측면에선 뒤쳐지지 않는다. 관료 재직 기간보다 KT 임원으로 재직했던 기간이 더 길다.

[이동면 사장(왼쪽)과 박윤영 부사장(오른쪽)]
심사위가 세대교체에 무게를 두고 심사를 진행한다면, 젊은 인재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면 사장과 박윤영 부사장은 황창규 회장의 지지는 물론 사내에서도 평판이 좋다”며 “대외적인 면에서는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부족할 수 있지만, 세대교체를 통한 향후 KT의 변화 능력에 초점을 맞춰 심사한다면, 이들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들의 대항마는 구현모 사장이다. KT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실력파다. 하지만 60대의 나이로 이들보다 2살이 더 많다. 구 사장은 노 전 장관, 임 전 사장과 함께 빅3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황창규 KT 회장의 색깔이 너무 짙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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