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수혜도 점쳐진다. 글로벌 선사들보다 빠르게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설치 중인 만큼, 일반 고유황유를 사용하면서 높은 운임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CFI지수는 지난 13일 기준 880.44포인트로 전주(6일) 850.27 대비 30.2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22일 765포인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11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선사들이 유류할증료를 운임에 직접 부과한 것이 배경이다. 할증료 부과는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일반 벙커C유 대비 1.5배 비싼 저유황유를 쓰면서 선사들이 가격 부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입장에서 컨선지수 상승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미 12월 현재까지 운용 중인 선박의 20% 이상이 스크러버가 설치된 데다 운임이 오르면서 실적개선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곧 값싼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유류할증료가 반영된 운임 덕을 본다는 얘기다.
현대상선 측은 “유류할증료 전가에 따른 운임상승도 있지만 현재 중국의 춘절이 내년 1월에 있어 밀어내기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지수 상승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상선은 2020년을 매우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스크러버가 장착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이 내년부터 이뤄지고, 기존 선박들의 탈황설비 역시 내년 상반기 중 전체의 70%가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2020년 4월부터 2만3000TEU급 선박 12척, 2021년부터는 1만5000TEU급 선박 8척의 인도가 순차적으로 시작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부재에 따른 단위비용 열위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4월부터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점도 향후 유럽 및 미주 노선에서 영업활동을 추진해 나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0년 하반기부터 나타날 현대상선의 체질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2020년이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던 2016년과 지금 포트폴리오는 변한 게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대대적으로 바뀐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도 파이팅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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