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글로벌 경영' 박차···발렌베리 회장과 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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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12-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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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방한한 발렌베리 회장과 서울 모 호텔서 회동

  • 올해 들어 공식적 회동만 17회 달해···성과도 창출

  • '삼성그룹 총수' 존재감 부각···'민간 외교관' 역할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및 해외 정상들과 잇달아 만남을 가져왔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회동만 무려 17회다.

특히 이 부회장과 글로벌 리더들의 '만남'은 신사업 유치 등 삼성의 직접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룹 총수로서 이 부회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 '삼성의 롤 모델'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과 회동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서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다. 발렌베리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와 스웨덴 무역 대표가 18일 공동 개최한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차 방한한 뒤 이 부회장을 따로 만났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떠받치는 발렌베리그룹은 유럽에서도 최대 규모의 기업으로 꼽힌다. 160여년간 5대에 걸쳐 경영이 이어지고 있으며 산하에 에릭슨(통신), 일렉트로룩스(가전), 사브(자동차), ABB(발전), 스카니아(건설장비), 아스트라제네카(제약) 등 100여개 기업을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발렌베리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를 두고 양사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발렌베리그룹이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삼성과의 협력 분야도 방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부회장은 발렌베리 가문의 지배구조와 사회공헌 활동 등 기업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발렌베리그룹을 벤치마킹 해왔다. 

◆ 성과 창출과 더불어 '민간 외교관' 역할도 

이 부회장은 발렌베리 회장 외에도 올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글로벌 재계 인사들과 만나며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

지난 3월엔 인도를 방문해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딸 결혼식에 참석했고, 5월에는 일본 NTT도코모·KDDI·도이치텔레콤 경영진을 만나 통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6월엔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에서 미팅을 가졌다. 7월에는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한 바 있다.

정계인사들과의 만남도 지속하고 있다. 2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아부다비 왕세제 면담을 비롯해 5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9월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접견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방한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 현지 투자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노력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일본 출장 이후 삼성은 일본 2위 이동통신사인 KDDI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후에는 1조원대 건설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수출 규제 이슈로 한·일 관계가 냉각돼 있던 상황에서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의 국가적 행사인 럭비월드컵 개·폐막식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바 있다. 또 일본 비즈니스 리더들과도 활발히 교류하는 등 한·일 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재계 인사들을 만나 삼성의 사업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총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민간 외교관'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 부회장과의 회동을 중요한 협력 창출 기회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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