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94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 내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년대비 1.9포인트 하락한 81.3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년도 SBHI는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저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인 2017년(83.1)보다 낮은 수준이다. SBHI는 100 이상이면 내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제조업 경기전망은 전년보다 1.6포인트 하락한 82.1, 비제조업은 전년보다 2.1포인트 하락한 80.8이다.
조사에서 내년 국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 비율은 6.3%,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 비율은 36%를 차지했다.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복수응답)의 65.5%가 ‘기업규제 강화’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변동 등 급격한 경제정책(60.7%) △세계경제 하강국면(28.9%) △미중 무역전쟁 영향(26.5%)이 뒤를 이었다. 내년 예상되는 가장 큰 경영애로(복수응답)는 ‘내수부진’(74.1%)이 꼽혔다. 전년도(57.9%)와 비교해 16.2%포인트 상승했다. △업체간 과당경쟁(29.5%→48.0%) △근로시간 단축(13.2%→23.9%) △각종 정부규제(4.5%→12.3%) 등 모든 항목에서 경영애로 응답비율이 증가했다.
중소기업인들이 전망한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2.2%), OECD(2.3%), 모건스탠리(1.7%) 등 해외는 물론 KDI(2.3%), 한국은행(2.3%), 산업연구원(2.3%), LG경제연구원(1.8%) 등 국내외 9개 기관의 전망치를 산술평균한 경제성장률(2.1%) 보다 낮다.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중소기업은 새해 최우선 경영목표를 내실경영·적정이윤 확보 같은 ‘현상유지’(81.3%)로 세웠다. 생존우선·투자축소 등 ‘사업축소’도 9.3%를 차지했다. 반면, 공격적 경영·투자확대·해외투자 등 ‘사업확장’을 목표로 세운 업체는 9.4%다. 중기중앙회는 “내년에도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급격한 경제위기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현상유지’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일단 피하고 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기업계가 내년도 경영환경을 전망한 사자성어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이 선택됐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이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근로시간 단축 적용 등 노동현안, 내수침체 등 대내요인 뿐 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등 중소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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