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기아차, 수조원 규모 첫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파트너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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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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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급 모델 대상 11개 업체 입찰 참여, SK이노베이션 단독 수주

  • 본궤도 오른 E-GMP 사업,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도 시너지 확대

현대·기아자동차가 자사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처를 SK이노베이션으로 확정했다.

당초 LG화학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예상을 깨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선택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업체 SK이노베이션과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전기차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급 모델 대상 11개 업체 입찰 참여, SK이노베이션 단독 수주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E-GMP에 적용할 1차 물량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에서 단독으로 받기로 했다. 총 11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SK이노베이션이 단독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1차 입찰은 프리미엄급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를 대상으로 했다. 약 50만대 안팎의 규모로 금액으로 따지면 수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급 E-GMP 첫 전기차는 크로스오버차량(CUV) 모델이다. 경쟁사들보다 한 단계 위인 2000~3000cc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프리미엄급 E-GMP의 첫 전기차 충전시스템은 800V(볼트)를 기준으로 한다. 현재 최고의 전기차 제조업체로 평가받는 미국 테슬라라도 480V 수준에 불과하다. V가 높으면 높을수록 충전시간이 단축된다. 이밖에도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최장 50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는 ‘니로 EV’, 쏘울 ‘부스터 EV’ 등의 전기차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재활용한 것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대비 에너지와 공간활용 등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 시대의 핵심과제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개발에 나선 배경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E-GMP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E-GMP의 기본적인 설계 작업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화성의 남양연구소에서 다양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지만 최근 규모뿐만 아니라 품질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궤도 오른 E-GMP 사업,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도 시너지 확대
E-GMP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계열사와 다른 협력사들도 관련 제품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위아의 경우 최근 전기차 핵심 부품인 열관리(공조) 시스템 시장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차 사업으로 열관리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스템은 친환경차에 특화한 부품으로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 전기차의 구동 장치와 배터리 장치의 냉각·온도상승을 관리한다. 자동차의 열관리는 내연기관차에도 필수적이지만 전기차에는 주행거리 연장 등에 영향을 직접 주기 때문에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최대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2021∼2023년까지 이들이 생산할 전기차 30만대가량에 탑재되는 모터모듈과 배터리모듈을 단독으로 수주했다. 지난 8월 울산 이화산업단지에 E-GMP 기반 전기차용 부품을 생산할 공장의 착공에 들어갔다.

박상권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되면 이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대·기아차는 브랜드에 따른 가격 전략을 시장 상황에 맞춰 잘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식 현대자동차 ICT본부장 전무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커넥티드카 글로벌 리딩 전략인 '연결의 초월성(Transcend Connectivity)'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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