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여왕 연설'(Queen's Speech)에 포함됐던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withdrawal agreement bill·WAB)을 발간했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영국 의회는 새 회기가 시작될 때 여왕 연설을 통해 입법 계획을 발표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절차를 갖는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여왕이 발표한 입법 계획에는 내년에 의회에서 통과시킬 24가지 이상의 법안이 포함됐다. 그중 첫 번째는 EU탈퇴협정법(WAB)으로 내년 1월31일 EU를 탈퇴한다는 내용과 함께 2020년 말까지 EU와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내용이다. WAB는 오는 20일 의회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브렉시트 이후 농업과 어업, 교역 및 금융서비스에 대한 재정비 △국민보건서비스(NHS) 예산 확대 △테러나 다른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이에 대한 형량 강화 등 강경한 법과 질서 확립 등이 포함됐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당초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을 앞두고 EU 탈퇴협정 법안 통과를 추진했다. 법안은 제2독회(讀會) 표결에서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통과했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과 EU 관계자들은 11개월 내에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는 건 어렵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존슨 총리는 협상기한을 연기할 뜻이 없기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계획에서는 정부가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의 목표를 담은 성명을 의회에서 승인받도록 하고, 각료들이 협상 내용에 대해 의원들에게 업데이트를 제공하도록 한 조항도 제거됐다.
기존 법안에서 동반자 없이 유럽에서 건너온 어린이 난민을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한 내용도 수정됐다. 정부는 새 법안에서 여전히 이를 목표로 하되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총리실 대변인은 "난민을 신청하거나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들이 유럽에 있는 가족과 재결합하거나 반대의 경우가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동당 등 야당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은 "새 법안은 보수당이 난민 어린이들이 대한 보호를 파기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는 "이 법안이 스코틀랜드의 경제와 일자리에 손상을 가한다"고 우려했다. 노동당은 물론 자유민주당과 SNP 등 야당은 20일 예정된 제2독회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수당이 안정적 과반을 확보한 만큼 법안은 표결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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