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온 특별한 겨울 선물...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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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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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21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북유럽 역사·문화 첫 전시

대형 오로라를 촬영한 영상. [사진=전성민 기자]

“핀란드에는 여우 꼬리가 닿는 곳마다 불꽃이 생겨 오로라가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오로라는 핀란드 사람들이 상상을 펼친 중요한 공간입니다.”

대형 화면으로 보는 핀란드 오로라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전시장 한쪽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오로라를 바라봤다. 핀란드 자연과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핀란드 물질문화와 디자인 가치를 탐구하는 특별전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을 오는 21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북유럽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전시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핀란드국립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디자인 만 년전’ 세계 첫 순회전이기도 하다.

소개되는 전시품은 고고학 유물에서부터 민속품, 현대 산업디자인 제품, 사진과 영상 등이 망라됐다. 전시실에는 돌도끼와 휴대폰, 나무썰매와 현대스키, 곰 머리뼈와 현대 디자인 의자 등이 나란히 놓였다. 현대 핀란드 지역에 인간과 야생 동물이 살기 시작한 것은 빙하기가 끝날 무렵인 기원전 8500년경으로 추정된다.

이색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조합을 통해 인간과 물질, 그리고 사물과 기술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전시품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핀란드에서는 직접 사냥한 곰을 먹으면 신성한 힘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곰 두개골은 나뭇가지에 걸어두면 마을을 지켜준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문화인 사우나실. [사진=전성민 기자]


전시는 ‘인간은 사물을 만들고, 사물은 인간을 만들다’로 시작해 ‘물질은 살아 움직인다’, ‘사물의 생태학’, ‘원형에서 유형까지’, ‘초자연에서 탈자연으로’, ‘사물들의 네트워크’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유물이나 민속품 20여건도 핀란드 전시품들과 함께 배치해 인류 문화 보편성도 함께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개념을 처음으로 고안한 공동 기획자인 건축가 플로렌시아 콜롬보와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빌레 코코넨도 한국 전시 재구성과 원고 작성 등을 도왔다. 

체험 공간도 눈에 띈다. 원목으로 만든 사우나와 대형 오로라를 연출한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작은 휴식을 줬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인간이 삶을 위해 물질을 활용하고 이러한 물질문화가 다시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인간과 사물 사이 역동적인 상호관계 속에서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엘리나 안틸라 핀란드국립박물관장은 “핀란드인들이 사물을 창조하고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은 현지 자연환경·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을 지녀왔다”고 설명했다.
 

마을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진 곰 두개골. [사진=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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