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제18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신임 회장은 12월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1월 업무 시작을 앞두고 “남자 골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과 함께 머릿속 구상을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 11월26일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KPGA 회장에 당선됐다. 역대 3번째 기업가 회장의 등장으로 소속 선수 및 관계자 모두 기대치가 오른 상황. 현재 인수위원회가 투입돼 제17대 회장인 양휘부 회장에서 구 회장으로 체재가 바뀌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 회장은 두 가지 중요 포인트를 짚었다. 바로, 부회장직 제안과 대회 수 발표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첫 번째로 "최경주에게 부회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안을 받은 최경주(49)는 “미력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답했다. 이 제안은 한국 남자 골프를 누구보다 잘 알고 현재 국내외에서 영향력이 있는 선수의 조언과 힘을 얻고 싶다는 뜻이 내포됐다.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승으로 국내에서는 '맏형'으로 통한다.
사실상 두 가지 모두 대회 수 증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경주는 지난 10월 자신이 호스트로 개최한 KPGA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당시 “대회 유치를 위해 관계자들과 교류도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조언은 덤이다. 최경주가 비상근 부회장직을 수락한다면, 구 회장에게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것과 다름없다.
구 회장은 예스코홀딩스의 회장이다. 예스코는 도시가스 공급 업체로 LS그룹 계열사다. 그는 경영에 몰두하지만, 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다. 골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는 ‘69타’에 당구는 ‘400’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 때는 집 근처 당구장 열쇠를 가지고 다녔다”는 말로 스포츠광(狂) 임을 입증했다.
지난 17일 열린 ‘KPGA제네시스대상시상식’에서 만난 구 회장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듯한 손이 인상적이었다. 여(KLPGA)고, 남(KPGA)저로 어려운 시기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 회장의 4년 임기 시작은 2020년 1월1일이다. 취임식은 2월14일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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