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3년 내 글로벌 순익 10% 돌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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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서대웅 기자
입력 2019-12-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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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기 출범을 알린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얼굴에 여유가 묻어났다. 허 행장 본인은 "갈수록 경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손사레를 쳤지만, 임기 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차분한 목소리 속에서 경영에 대한 기민한 반응이 느껴졌다.

그의 경영 노선은 단순하고 확실했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당장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지만, 초석을 다져 국민은행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허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 글로벌 경기 자체는 올해보다 나빠지지 않겠지만 금융업만 놓고 보면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소비심리도 위축돼 굉장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전략을 위한 '새판짜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 허 행장은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4박5일 일정으로 중국과 홍콩, 캄보디아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해외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과거 글로벌 사업이 소위 '구색 맞추기'용이었다면 지금은 사업에 대한 압박감이 굉장하다"며 "현재 글로벌 수익이 국민은행 전체 수익의 낮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만큼 마스터플랜을 갖고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뚜렷하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안에 글로벌 수익을 10%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30~40%까지 볼륨을 키울 계획이다.

허 행장은 "더 이상 한국에서만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1년 동안 적극적인 M&A를 모색할 계획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현지법인을 새로 설립하는 것은 당장 눈에 띄는 수익을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안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이 거래할 수 있는 금융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 중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 finance·소액대출) 기업의 인수를 고심 중인 상황이다.

기존과는 다른 사업 다각화도 필요하다. 그동안 해외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상대로 영업했지만, 제한적 영업은 의미 있는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국내 은행에서 잘 하지 않았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나 인프라 투자, IB(투자은행) 등 새로운 활로를 뚫어야 한다고 봤다.

허 행장은 "자본시장과 관련되는 유가증권 매매, 파생상품 거래 등 캐피털 마켓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며 "이를 꾸준히 하다 보면 조만간 괜찮은 글로벌 성적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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