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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 경기 의왕소방서 현장대응3단장.]
야간 출동 중 도로변을 가득 채운 자동차 후미등에 새삼스레 별을 보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 퇴근 시간과 겹쳐 마치 은하수처럼 끝도 없이 늘어선 자동차들을 보면서 저 멀리 견우를 기다리는 직녀처럼 애가 타고 있을 신고자 생각에 발만 동동 구른다.
하지만 동화의 마지막은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듯 차츰차츰 소방차 앞을 비켜주는 차량의 모습에 ‘아! 이 길은 오작교 길이구나!’하며 감탄하게 된다.
예전과 달라진 시민의식은 그들 하나하나를 까치로 만든다. 꽉 막힌 도로에서 어떻게든 길을 터주기 위하여 좌우로 밀착하는 차량들 덕분에 소방차량의 골든타임 확보율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향상은 하루 이틀 새 이뤄진 일이 아니다. 매주 소방관서에서는 관내 중요 대상에 대하여 현장대응훈련을 통한 실전과 같은 훈련을 진행하고, 매달 전통시장과 골목길 등지로 길 터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소방차량의 노출을 높여 실제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방차량의 길을 터줄 수 있게끔 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 등지에 ‘스마트 화재대응시스템’을 설치해 화재 발생 즉시 소방서로 신고가 접수되어 신속한 출동을 가능하게 하고, 소방차량이 교차로에서 대기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신호를 제어해 주는 ‘긴급차량 우선제어 시스템’으로 최대 1분가량 출동시간을 단축하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방패트롤팀을 운영, 주·정차 금지 구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여 원활한 현장활동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러한 우리들의 노력보다는 한층 성숙한 시민의식이 소방차량 출동시간 단축의 가장 큰 공로자다.
꽉 막힌 도로에서 어떻게든 길을 비켜주고 교차로에서 멈춰서는 시민들, 그리고 소화전 주변에 주차를 하지 않는 습관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까치들이 모여 아름다운 오작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린 시절 잊혀지지 않는 동화처럼 오늘날에도 새로운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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