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졸업한 지 5년 만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뀌면서 대대적인 개편도 예상됩니다. 인력구조조정은 물론, 사명과 로고 변경 등 기존 색깔 빼기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차질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Q. 아시아나항공 이름이 바뀌나요?
A.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은 큰 변경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다.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동안 HDC그룹이 인수한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사명에 'HDC'를 붙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HDC아시아나항공'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상징인 '날개' 마크는 추억속으로 사라집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최종 계약 마무리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새 브랜드를 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로고가 교체된다면 항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품에도 새로운 마크가 적용되는 셈입니다.
Q.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나요?
A. 네.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과 이달 20일에 연이어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습니다. 일본 불매운동과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 매출 3조 4685억원에 1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정 회장은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대내외 상황을 보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해보입니다.
경영진 교체 가능성성도 있습니다. 향후 HDC그룹 측 인사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으로 앉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반 직원은 물론 기존 경영진까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네요. 다만 HDC그룹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핵심 전문인력은 남겨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지속적인 자금 투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력 영입보다 기존 전문 이력을 남겨두는 게 좋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Q.아시아나항공이 범 현대가와 손잡게 되면 어떤 시너지가 날까요?
A. 범 현대가에는 항공사 빼고 대부분의 산업을 아우르는 계열사가 있습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한 계열사가 많습니다. 정몽규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신망 높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준비하면서 범현대가 오너들과 긴밀한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예상되는 범현대가의 전략적 제휴는 항공유-현대오일뱅크, 물류-현대종합상사, 항공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 등입니다. 특히 항공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연 1조원 이상을 항공유에 쓰고 있어 현대오일뱅크와 안정적인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과는 항공산업과의 시너지로 ‘플라잉카’도 협업할 수 있습니다. 항공업뿐만 아닌 HDC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항만이나 도로 인프라가 향후 플라잉카나 자율주행자동차, 공유경제 등과 결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협력 시너지가 다양합니다. 이미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분 투자설도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지분 투자보다는 '가능하다면 함께 사업을 해보자'라는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든든한 우군을 얻은 셈입니다.
Q.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범 현대가의 지원을 받나요?
A.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향후 항공업계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현산 컨소시엄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주요 자회사도 인수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다만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에어서울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만 가지고 있는 에어부산이 변수입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서 지주사(현산)는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2년 내 처분해야 합니다. 에어부산이 다시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에어부산은 그동안 알짜 자회사로 여겨졌지만, 항공업황과 저비용항공사(LCC) 포화상태 등을 고려하면 매각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아시아나항공은 얼마에 팔렸나요?
A. 금호산업과 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이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현산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을 적용했습니다. 구주매입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재건하는데 사용됩니다.
아울러 현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총 인수금액(2조5000억원) 중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2조101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61.5%(변동 가능)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4899억여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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