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상당수 보험사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대출금리가 7%를 넘어선다. 24개 생보사 중 절반(12개사)이 7%를 넘었고, 13개 손보사 중에서도 1개사가 7% 이상의 대출금리를 책정했다.
8% 이상 금리를 책정한 보험사도 3곳이나 됐다. 삼성생명이 9.14%로 가장 높았으며 푸본현대생명(8.17%), 한화생명(8.03%)이 뒤를 이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 문제에 대해 보험사는 기준금리가 높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업권에서만 운용되는 특수한 보험계약의 '준비금 부리이율'을 기준금리로 활용한다. 즉 과거 계약자가 가입한 금리확정형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이 6%인 경우 이를 기준금리로 삼아 추가로 보험사의 몫인 가산금리를 합해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것이다.
보험사는 대출을 모두 갚고 나면 예정이율만큼의 준비금을 고객에게 돌려줄 것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은 가산금리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출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 원리금 상환 시 전체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탓에 '고금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울러 보험사 몫의 가산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것도 문제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사가 담보인 해지환금금을 쥐고 있는 셈이라 위험이 크지 않은 대출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 보험사는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로 2% 이상의 금리를 책정했다. 이는 많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가 1% 후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뿐만 아니라 2% 초중반 수준인 상당수 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은행 등 더 규모가 큰 금융사와 단순 비교해서 금리의 높낮이를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도 이 같은 가산금리 산정에 의문을 느꼈는지 최근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초 생보사의 대출금리 산정 근거와 운영지침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산금리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높지 않은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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