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신년사에서 “2019년은 그 어느 때 보다 경제가 어려웠다”며 쓴소리로 시작했다. 노사간 힘의 균형을 바로 잡고 법인세․상속세를 낮춰야 한다는 등 정부의 반(反)기업적 정책을 구체적으로 질타했다. 손회장은 올해 경제 어려움의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둔화와 같은 외부 변수보다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2018년 7530원에서 2019년 10.9% 오른 8350원), 획일적인 주 52시간제 시행 등 국내 정책환경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 “노조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한 대립적․갈등적 노사 관계가 산업 경쟁력을 저해하고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를 고착화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관련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소비․투자․수출 모두 부진해 성장률이 큰폭으로 하락했다”며 “미․중 무역 갈등에 예상치 못했던 일본 소재 규제까지 더해져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허회장은 “올해 우리 경제는 다시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에 있다. 혁신은 피할수 없는 숙명”이라며 절박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낡은 규제, 발목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기업가 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손회장, 허회장보다 더 날선 비판을 정부와 국회에 쏟아냈다. 박회장은 “미․중 대립, 한․일 관계 등 대외 여건이 나빠 단기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구조개혁 자체가 더뎌 우리나라의 중장기적인 미래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걱정스러움을 토로했다.그는 구체적으로 “데이터 3법은 미래산업의 기본중의 기본인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막히는 것을 보면 울분이 솟구쳐 벽에다 머리를 박고 싶다”는 다소 격한 표현을 썼다. 지난해 15차례 국회를 쫓아다니며 규제개혁을 호소하던 일을 회상하면서는 울컥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는 “2019년은 KBO 리그에 본격적인 변화가 추진되었던 한해였다. 위기 의식을 갖고 전력 평준화와 리그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했으며 도쿄 올림픽 진출권 획득 등 안팎으로 한국 야구의 내실과 위상을 굳건히 했다”고 자평했다. 또 “KBO 리그를 향한 팬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의 크기는 전 세계 어느 리그보다 뛰어나다고 자랑할수 있다. 새해에도 더 멋지고 행복한 리그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나친 자화자찬에다 낙관적 전망으로 도배됐다. 2019년 관중은 729만명으로 1년전보다 9.7%나 떨어졌으며 2015년(736만명)보다도 적다. 800만명대 관중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도쿄 올림픽 진출권은 따냈지만, 예선 과정에서 대만에 0대7 완패를 당하고 일본전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두 번이나 진것에 대한 반성이나 올림픽 본선에서의 구체적 청사진도 없다. ‘가을이 오면 풍년이 들것’이라는 한가하고 단순한 예상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힘을 기울이고 축구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 찬란한 영광이 가득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며 의례적인 미사여구로 신년사를 장식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KFA)의 최대 당면 과제인 통합 중계권료의 현실화에 대한 해법이 안보인다. 한국및 세계 경제를 덮고 있는 불경기의 먹구름이 올해도 닥칠 경우, 광고와 연계된 중계권료 협상 타개법과 관중 동원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청사진도 슬며시 빠졌다. KBO와 KFA의 두 수장(首長)은 경제 단체장들의 비장함을 가슴에 새기고 현안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