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학 소재 전문기업 솔브레인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불산액(액체 불화수소) 공장 신·증설을 조기에 완료하고 최고 수준의 고순도 불산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전까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은 주로 일본산 고순도 불산액을 사용했다.
산업부는 "불화수소가 규제 품목에 포함되자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솔브레인이 관련 시설을 신·증설하고 국내 불산액 수요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면서 재빠르게 국내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3대 품목 수출규제에 대응해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이룬 첫 번째 국내 자립화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른 기업들도 규제 대상 품목인 기체 불화수소(에칭 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블랭크 마스크를 생산할 신규 공장을 각각 완공한 상황이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우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기업 유치와 인수·합병(M&A) 사례도 늘었다. MEMC코리아는 작년 11월 실리콘웨이퍼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고, 반도체 장비회사 램 리서치는 한국 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정했다. SK실트론은 작년 9월 미국 듀폰 웨이퍼 사업부 인수를, 현대차는 미국 앱티브 테크놀로지스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발표했다.
잠재력 있는 국내 기업을 발굴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업 간 협력 사례도 나왔다. 정밀 제어 부품 A사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거래가 없었던 기업 124개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으며 실제 수주까지 이어진 기업은 27개에 달했다.
이날 솔브레인 공주공장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를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며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소재·부품·예산을 지난해보다 2.5배 증가한 2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활용해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실증·양산 테스트베드(시험장) 구축 등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전주기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100대 특화선도기업,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확산 등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이끌어나갈 기업군을 육성한다. 투자펀드 조성, R&D 시설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생산·연구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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