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향하는 낭중지'추'... 초조한 검찰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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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1-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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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당대표 시절부터 검찰개혁 강조

  • "공수처로 가고 싶어하는 검사들 있어"... 검찰 내부선 균열도

  • 검찰, 공수처·검경수사권 조정·추 장관 임명 등 부담 가중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2일 공식업무를 시작하면서 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대규모 인사 등 검찰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 쌓여있는 가운데 내심 공수처로 이동하고 싶어하는 검사들까지 나타나는 등 내부 균열조짐이 보이면서 안팎으로 불편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여러 차례 검찰개혁 의지를 보였다.

특히 '권력기관 중 검찰 개혁이 최우선'이며 '단칼로 쳐내듯이 가감 없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개혁방안뿐만 아니라 법무·검찰의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내부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가 강도를 높혀가는 가운데 인사권을 앞세운 추 장관이 검찰개혁으로 맞불을 놓는 상황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법조계 안팎에선 추 장관이 취임 직후 곧바로 인사권을 행사하며 검찰 조직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검사장 인사를 먼저 하고 설날 전후 후속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추 장관은 검찰 직접수사 부서 37개 추가 축소, 수사내용의 법무부 장관 보고 강화 등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 시절 나온 검찰 개혁안을 검찰이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하나씩 직접 챙기면서 검찰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강경파'인 추 장관의 취임에 이어 지난해 연말 통과된 공수처 설치법안, 연초 통과예정인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삼각파도' 앞에 놓인 조각배 신세가 됐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이 마무리되면 시행령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마무리 해 개혁법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완벽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무엇보다 검찰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검찰내부에서 균열조짐이 보이기 있다는 점이다. 아주경제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철옹성 같은 검찰의 대오에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 내부사정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들 중에는 “공수처로 가고 싶어 하는 검사들이 많다”고 전하는 목소리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앞서 공수처 통과를 앞두고 검찰이 세 차례나 입장문을 발표한 것도 사실은 내부 균열조짐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인 김용민 변호사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이 반발하는 것은 공수처가 제대로 작동할 것이 두려워서”라며 “검찰이 반발할수록 제대로 된 법이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공수처에 대한 반감이 극단적일 정도이지만 내부사정은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 이 밖에 '윤석열 사단'에 밀려 승진기회를 놓쳤던 검사들이 공수처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 대거 이동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25명에 불과한 공수처 검사로 가기 위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들이 공수처에 지원하게 된다면 검찰로서는 뼈아픈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공수처가 검사·판사에 대한 기소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검찰로서는 내부 이탈자를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가 '조직 보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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