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색 톤의 의상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들은 슬픈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세 명의 여성 장관들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참지 못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영선 장관은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구로을에서 첫 당선됐던 기억을 회고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총선이 치러져 민주당에겐 시베리아 한파와 같은 총선이었고, 저도 5100여표 차로 매우 힘겹게 당선이 됐다"고 했다.
박 장관은 "그때 우리 구로을 주민들께서 저를 뽑아주시지 않았다면 BBK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지켜주신 구로을 주민들께, 제가 많이 부족했지만 늘 존경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저는 2004년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해서 2005년 9월에 일산에 사무실을 내고 지역구 활동을 시작했다"며 "2007년 대선에서 패배를 하고 저도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낙선하고 2년여 동안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매우 어렵게 보냈다"고 했다.
김 장관은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연대를 통해서 우리가 승리하면서 복권이 돼서 정치에 복귀할 수 있었다"며 "그 어렵고 힘든 과정 속에서 제가 다시 정치인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일산서구 주민들의 지지와 성원, 격려가 없었다면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금은 문재인 정부 3년차다.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이제 마무리해야 될 시점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지금이 전진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초고강도의 부동산 정책을 총선을 앞둔 시점에 내놓은 것은 우리의 개혁은 멈출 수 없고 전진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내각의 일원으로 중요한 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안정적 내각의 뒷받침"이라며 "문재인 정부 탄생에 미력이나마 함께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함께가는 것에 제게 정치인으로서 해야할 일 중의 하나"라고 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제 쓰임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가 후반기를 향해 가는 지금, 문재인 정부는 정의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더 힘차게 전진해야 할 때"라고 했다.
유 부총리는 "사람 중심의 사회 정책이 공정과 포용, 혁신이라는 가치를 품고 국민들의 삶에 제도로, 시스템으로 안착하게 하겠다"며 "사회의 불평등을 과감하게 개선해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제게 이 역할이 맡겨졌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지난 1년 3개월 간 시작한 일들이 많다. 시작만 해놓고 뒤돌아서 걸을 수는 없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10년 동안 저를 키워주셨고 제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며 "익숙한 길 대신 낯선 길을 새롭게 열어갈 용기도 일산 주민 여러분이 주셨던 지난 10년의 큰 사랑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그렇고 또 앞으로도 제 삶의 터전은 일산이다"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격려의 말로 이들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당의 입장에서 선거 승리가 유력한 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며 "선거 한 석 한 석이 다 소중한데 네 분이 그만두시니 그 자리를 또 어느 분으로 대신해야 될까 걱정도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결단을 했는데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리를 내려놓으시는 결단을 저는 깊이 받아들이고 존경한다"고 했다. 이어 "각 부처를 맡아 열심히 헀는데 앞으로도 각 부처에서 성과를 많이 내도록 당에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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