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솔레이마니 죽음에 대한 보복···확전은 원치않아"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공격이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군사작전 이름도 '순교자 솔레이마니'다.
그러나 이란은 솔레이마니를 순교자로 지칭하면서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7일 미국에 보복하는 13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공격직후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이 당장 확전의 빌미가 된 추가적 군사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부 장관은 8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전쟁이나 확전을 원하지 않지만 어떠한 공격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킬 것(We do not seek escalation or war, but will defend ourselves against any aggression)”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우리 시민과 관료들에 대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미군 기지 공격이라는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넘어간 공···확전 가능성에 전세계 긴장
이란이 보복 군사작전을 실행에 옮기면서 이제 전세계는 미국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백악관은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지만, 아직 공식 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격 후 첫 트윗으로 "다 괜찮다"면서, 내일 오전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밤 트위터로 "다 괜찮다. 이란이 쏜 미사일이 이라크에 있는 두 곳에 발사됐다. 현재 사상자와 피해를 파악 중이다. 지금까지는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계 어느 곳보다 강력하고 가장 준비가 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나는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미국의 강한 군사력을 강조했으나 이란에 반격을 가할 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CNN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밤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지만, 미국 정부는 추가적인 성명이나 연설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격에 신중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바로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며 '비례적이지 않은'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입은 피해에 비해 훨씬 큰 규모로 응징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받았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국가안보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면전을 선택하면서 초강경 대응에 나설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이란과 미국이 보복의 악순환에 갇힐 경우 중동의 정세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 섞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BBC는 미국이 솔레이니 사령관을 피폭한 직후 "러시아나 중국이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중동과 중동 내 미국의 역할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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