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전 회장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전 비리로 나를 기소한 것은 근거가 없다"며 "왜 그들(검찰)은 조사 기간을 연장하고 나를 다시 체포했느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일본 검찰에 의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잔인하게 떨어져 있어야 했다며 "그들은 14개월 동안 내 영혼을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내가 아내와 연락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8시간이나 조사를 받았는데, 변호사도 동석하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사법제도에 대해 "기본적인 인권의 원칙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이 일본에서 재판을 받으면 유죄를 받을 확률이 99.4%나 된다며 외국인에 대한 일본 법정의 유죄 판결 비율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곤은 닛산과 르노의 싸움 과정에서 닛산과 일본 정부의 공모로 자신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그는 "일본 친구들 중 일부는 닛산에 대한 르노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축출에 개입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탈출한 방법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기자회견에 강하게 반발했다.
NHK,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마사코(森雅子) 일본 법무상은 일본시간으로 9일 오전 0시40분께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곤 전 회장에 대해 결백하다면 일본에서 무죄를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모리 법무상이 새벽에 반박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국내외를 향해 우리나라의 법제도와 운영에 대해 잘못된 사실을 떠드는 것에 대해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면서 "주장할 것이 있으면 우리나라의 공정한 형사 사법제도 아래 주장을 하고, 공정한 법원의 판단을 받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한 곤 전 회장이 장기 구금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수사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재판관의 심사를 거쳐 영장을 받아야만 수사기관이 체포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곤 전 회장이 부인 면회 금지 조치를 비판한 것을 두고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아내 등과 면회가 인정된다"고 맞섰다.
도쿄지검의 사이토 다카히로 차석검사도 이날 논평에서 곤 전 회장의 일본 사법제도 비판에 대해 "우리나라의 형사 사법제도를 부당하게 깎아내리는 주장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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