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결산] ② 모빌리티, 땅에서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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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1-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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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ㆍ벨 등 글로벌 기업들 개인비행체 잇달아 선보여

  • 우버 올해 시범운영 도입... 2028년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될 전망

# 11일(토요일) 오후 4시50분께 서울 마포구청역에서 노원역 인근으로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환경부가 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 날이었지만, 뿌연 하늘만큼 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자동차가 많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는 20여분이면 가는 길이었지만, 이날은 1시간20분가량이 걸렸다. 인구 1000만명의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감수해야 하나 했지만 한숨과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0’의 출장길에서 돌아와, 처음 마주한 한국의 도로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10년 후면 이 같은 대도심의 비효율적인 풍경도 추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ES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른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그 가능성을 제시했다. UAM은 개인용 비행체(PAV)를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올해 CES에서는 현대자동차 그룹과 미국의 헬리콥터 제작사 벨 등이 UAM을 겨냥한 다양한 PAV를 전시하며, 그 미래를 우리 곁으로 한 발 더 가져다놨다. 메가시티화(인구 1000만명 이상 거대 도시화)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 거주자들의 이동 효율성 저하와 물류 운송비용 증가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받은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선보인 PAV 콘셉트 ‘S-A1’이다. 막연했던 PAV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를 보다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 부스에 S-A1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를 보기 위해 CES 2020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간)에만 4만4000명이 찾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PAV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S-A1은 날개 15m, 전장 10.7m의 실물 크기로,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 탑승이 가능하다. 또한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 최대 100㎞를 비행할 수 있으며, 활주로 없이도 이착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시속 290㎞로 날 수 있으며, 매 환승 거점에서 5분가량의 고속 충전을 통해 운영된다.

이밖에도 올해 전시회에서 벨이 PAV 콘셉트 ‘넥서스(NEXUS)’를 전시했으며, 미국 스타트업 NFT Inc. 등도 다양한 PAV 관련 기술을 내놨다. 이들 업체들은 수직이착륙, 자율주행 등 PAV의 기본 개념을 대부분 함께 공유했다.

업계에서는 먼 미래가 아닌 10년 안에 UAM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그 원동력이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업체 도요타,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 등 현재 전 세계에 200여개 업체들이 PAV 제작과 UAM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 1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부터 현대차그룹, 벨 등과 PAV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글로벌 모빌리티업체 우버가 호주 멜버른에서 PAV를 활용한 항공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2023년 상용화가 목표다. 업계에서는 2028년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화되려면 관련 법 마련과 안전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UAM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디어간담회’를 통해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며 “기존의 규제를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UAM의 제작은) 안전이 최우선으로 편법 없이 완벽하게 해야 한다”며 “현재 현대차그룹의 PAV 콘셉트는 8개 ‘로터(회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가 고장 나도 운행이 가능하며, 기체에 낙하산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0’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개인 비행체(PAV) 콘셉트 ‘S-A1’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진=유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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