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 던지고 증여하고...'똘똘한 한 채' 선호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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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0-01-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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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양도세 적은 매물부터 처분

[아주경제DB]

정부의 보유세, 양도세 등 세금 강화 방침으로, 세무사사무소 문을 두드리는 다주택자 발걸음이 바쁘다. 양도차익이 적은 물건부터 매도하거나 자녀가 성인인 경우 증여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전보다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12·16 대책 이후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종부세 세율은 과표구간별로 0.1~0.3%포인트 상향된다.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0.2~0.8%포인트까지 올라간다. 최대 세율은 94억원 초과 다주택자에 대해 4.0%까지 적용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W중개업소 관계자는 "1가구 다주택자 중에 서울 강남에도 주택 하나, 수도권에도 주택 하나, 지방에도 주택 하나 있는 분들 있다"며 "이 중 하나를 처분해야 하는데 강남 집을 팔면 세금 폭탄이라 지역 주택부터 파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택이나 토지를 팔 때 부과받는 양도세는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양도차익'에 따라 그 액수가 결정된다. 부동산을 취득할 때보다 양도 시점 가격이 떨어졌다면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차익이 생겼다면 과세 대상이 되며 차익이 높을수록 양도세도 올라간다.

한주희 예종세무그룹 세무사는 "2주택 정도 가진 분들이 '한 채 정도 매각하면 어떠냐', '그럴 경우 양도세가 어느 정도 되느냐'를 묻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며 "적극적으로 1가구 1주택자가 되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방과 조정대상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당연히 지방 주택을 우선 처분하려 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 보유자들은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 예를 들면 종로에 있는 주택을 처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며 "강남권에 있는 주택은 최근 몇년 새 거의 10억원 이상 값이 오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적용 유예 또는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증여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달 17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적용한다. 이전까지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의 양도세가 중과되고, 장특공제 적용도 배제됐다.

한 세무사는 "다주택자 중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오래 한 동네에서 살다가 다른 지역에 추가로 한 채를 매입한 사람 정도다. 대부분의 다주택자는 최근 5년간 주택값이 급격히 오르던 시기에 투자한 분들"이라며 "매매 대신 가족증여를 고려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이유"라고 말했다.

박일중 세무사 역시 "다주택자 대부분은 조정대상지역 안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비규제지역인 지방에 투자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최소 수도권이 임대가 원활하다"며 "투자자들이 몰리는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는 거니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라고 전했다.

또 "가지고 있으면 더 오를 것 같은데 보유세는 부담이 크니 증여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당장은 보유세보다 증여세가 비쌀 수 있지만 향후 양도할 것을 생각하면 그 편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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