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면세점업계 일각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본격적인 유커 특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현실화된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5000명의 중국 선양 건강식품·보조기구업체 이융탕(溢涌堂) 임직원들은 5박6일 포상 관광차 한국을 찾아,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발효된 한한령 해제 이후 방한한 유커로서는 최대 규모다. 이들을 인솔한 중국 여행사들은 롯데, HDC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3곳을 쇼핑처로 낙점했다.
모처럼 이틀간 4400명의 유커를 유치한 HDC신라면세점은 마케팅팀장이 이융탕 직원들을 마중하며, 환영의 의미로 꽃다발까지 전달했다. 내부에서는 “역시 대규모 유커가 와야 대박이 난다”면서 설레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후문이다.
최대 특수를 누린 곳은 단연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다. HDC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이틀에 걸쳐 이융탕 직원을 맞았지만, 롯데면세점은 소공점과 롯데월드타워점에서 사흘에 걸쳐 5000명의 이융탕 직원 모두를 유치했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후’ ‘설화수’ 등 한국 화장품과 정관장을 비롯해 휠라 등 K패션도 인기였다.
가장 많은 고객을 유치했지만 롯데면세점은 이번 유커 유치에 조심스러운 기색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처럼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것은 기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어 예의주시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이융탕 직원들의 방문을 계기로 전방위적인 유커 방한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업계는 지난해 12월 말 베이징에서 이뤄진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약속한 방한이 현실화돼야 유커 방문이 예전처럼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이융탕 직원들의 방한으로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면서 “유커 방한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을 기점으로 ‘한한령 4불(不)정책 해제’란 선물 보따리가 풀릴 것이란 관측이다. 4불 정책은 △롯데그룹 계열사 이용 금지 △온라인 관광상품 판매 금지 △전세기·크루즈 금지 △대규모 광고·온라인 판매 제한 등이다.
한한령 이전 크루즈 관광으로 부산에서 짭짤한 매출을 올렸던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유커 방한보다는 크루즈 - 전세기 - 민항기 순으로 한한령이 풀릴 것이란 기대”라면서 “특히 크루즈 관광이 풀려야 인천, 부산 등 항만 및 지역 면세점도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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