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장이 최근 2개월 일정의 해군 훈련을 위해 한국을 잠시 떠났는데, 그 이유가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그 이유가 과거 언론을 통해 수차례 의료 사각지대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밝혀왔던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의 욕설과 막말로 밝혀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
MBC는 13일 이 센터장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의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취록에는 유 원장이 이 센터장을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며 욕설과 막말이 담겼다.
이어 유 원장이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하자, 이 교수는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당황한 듯 답변한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원으로 닥터헬기 운영이 본격화됐지만, 이를 두고 이 센터장과 병원 윗선이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에서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를 위한 세금과 국가 지원금이 전혀 관계없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 센터장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보건복지부하고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그랬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최고 단계까지 보고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얼마 전 도입한 닥터헬기 운항이 쉽지 않았고 환자에게 병상을 배정하는 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저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다고 하더라.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또 아주대병원측이 주변 소음 민원 등을 이유로 닥터헬기 운영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같은 고충에 이 센터장은 한국을 떠나는 고민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2개월 동안 병원을 떠나 해군 훈련에 참여했다.
여론은 이 센터장을 떠나게 한 아주대 병원 윗선을 질타하고 있다. 특히 이 센터장에게 직접 욕설을 쏟아낸 유 아주대 의료원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 아주대 의료원장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포용하고 동행해야 구성원 전체가 이익이 되는 공동선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박애정신을 실천하는 의료인을 발굴해 수여하는 JW중외박애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녹취록으로 유 아주대 의료원장은 그간 자신이 강조해왔던 언행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욕설 파문과 관련해 아주대병원 측은 “이 교수는 해군 훈련에 참석하고 있어 현재 한국에 없고, 병원은 녹음파일과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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