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폼페이오, 북미대화·중동정세 등 논의..."상호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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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1-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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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외교장관, 미국서 회담…한·미·일 3국회담도

  • 폼페이오, 강경화에 중동정세 안정화 협력 강조

  • 외교부 "한·미, 북·미 대화 동력 유지 위해 노력"

  • 강경화, 文대통령 남북 협력 방안 美 측에 설명

  • "한·미·일, 北 '대화의 장' 이끌기 위해 공조 강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동하고, 북·미대화와 '호르무즈 파병' 등 한·미 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악화한 중동 지역 정세와 관련해 한국 측에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에 동참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폼페이오, 강경화에 중동정세 안정화 협력 당부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50여 분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한반도 사안 및 동맹 현안, 역내 및 중동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협의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9개월여 만에 열렸다. 이날 양국 외교장관회담 직후에는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이 11시 5~55분까지 50여분 간 진행됐고, 이어 한·일 외교장관회담도 곧바로 개최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양자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상호 간 평가를 공유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비핵화 대화의 프로세스 동력을 유지·재개하기 위한 상황 관리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최근 중동을 둘러싼 전운이 고조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정세 안정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각 급에서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동맹 현안의 원만한 해결과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수시로 소통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중동 정세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정세가 불안정해질 경우 유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모든 국가가 지역 안정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에 강 장관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기업 보호'라며 '우리 석유 관련 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안정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지금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또 이 당국자는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직접적인 파병 요청이 있었다고 보면 되느냐'는 물음에 "제가 평가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전체적으로 국제사회 공통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날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한·미 양국이 입장차를 좁혀가고 있다며, 아직 이견이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워싱턴DC에서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협상팀이 협상을 지속해 진전을 낼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가자고 협의했다고 당국자가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파병'과 방위비 협상을 연계하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미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논의가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러진 않은 것 같다"며 "양자 간 이슈에서는 여전히 한반도 이슈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北 '대화의 장' 이끌기 위해 공조 강화"

 

강경화 외교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뒤 호텔 로비에 잠시 앉아 있다.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진행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3국 장관이 북핵 문제와 관련, 협력 방안 및 역내 중동 정세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한 동향을 긴밀히 평가하고 향후 도발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도발이 없는 점을 주목할 때 상황 관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3국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당국자가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남북협력 방안 등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끌고 나갈 적극적 의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언급하고, 이에 양국 장관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니 앞으로 구체적으로 협의해나가자'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국자는 대북제재 등을 두고 한·미 정부가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저희로선 동의하기 어렵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대화는 대화이고, 안보리(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독자 제재는 계속 충실히 이행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저희가 추진하는 남북관계도 '제재를 어떻게 하겠다' 그런 이야기는 아니고 제재면제나 승인이 필요한 게 있으면 해나가겠다는 것이어서 충돌 가능성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이) 남북관계의 비전과 큰 방향을 설명했으며 우리도 구체적으로 해나갈 부분이 있는 만큼 그러한 과정에서 계속 잘 협력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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