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2019년 총 380대를 인도했다. 14년 만에 최저 수치이자, 한해 전 806대의 절반 수준이다. 보잉은 737맥스 위기가 터지기 전 2019년 895~905대를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반면 지난해 에어버스는 863대를 인도해 역대 최대 기록으로 보잉을 압도했다. 에어버스가 보잉을 제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보잉은 항공기 신규 수주에서도 에어버스에 밀려났다. 보잉이 올해 확보한 항공기 신규 수주는 246대에 그쳐, 2003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이달 초 768대 주문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에어버스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특히 보잉의 주력 모델인 737맥스가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잇따라 추락해 안전성이 도마에 오른 뒤 주문이 9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잉은 에어버스의 A320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실속방지 소프트웨어 설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737맥스 출시를 서둘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737맥스 추락으로 시작된 보잉의 위기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보잉은 당초 737맥스가 항공 당국으로 운항 재개 승인을 받으면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3월 전 세계적으로 737맥스 운항이 금지된 뒤에도 737맥스 생산을 이어온 이유다. 지난해 보잉이 제작해 재고로 쌓아두고 있는 737맥스가 약 400대에 이른다. 그러나 737맥스 운항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보잉은 결국 이달부터 해당 기종의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737맥스의 발이 묶으면서 항공사들의 손해도 막심하다. 유나이티드공과 아메리칸항공은 737맥스 운항 중단을 6월 초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항공은 737맥스로 운항 정지로 인한 비용이 세전이익(pretax income) 기준 5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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