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있다. 밀어서 열 수도, 당길 수도 있다. 어떻게 할까. 밀고 들어갈까, 자기 쪽으로 당길까. 선택의 순간, 잠재된 격(格)이 발현한다. 상대를 배려하느냐, 자신만을 생각하느냐. 찰나에 고매(高邁)와 천박(淺薄)이 교차한다. ▷격(格)에도 높낮이가 있다. 출사(出仕)한 자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 가늠자다. <회남자(淮南子)>의 ‘맹호행((猛虎行))’ 첫 행.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열불식악목음(熱不息惡木陰).’ 목이 말라도 ‘도둑 샘물’은 마시지 않고, 더워도 ‘나쁜 나무’ 그늘에서 쉬지 않는다는 뜻이다. ▷삼가면서 다스리는 거다. 치자(治者)의 격(格)이다. 고스톱에서도 격(格)이 드러난다. ‘못 먹어도 고’는 용기가 아니라 민폐이며 만용이다. 멈출 때 멈출 줄 알아야 고격(高格)이다. 눈 감고 거울을 본다.◀<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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