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조원태 리더십-중] 조현아, KCGIㆍ반도건설 접촉...반격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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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1-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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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델타항공 제외하고 주요주주들 방향 '안갯속'

  • -겉으론 봉합 뒤로는 핵심주주 접촉...한진가 오너들 복잡한 셈법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 속에서 가족 달래기에 나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주요 주주들과 함께 기습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또 다른 주요 주주들과 접촉에 나선 것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한진가 오너들이 겉으로는 가족 간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뒤로는 핵심 주주들을 분주하게 접촉하는 등 복잡한 셈법을 드러내고 있는 것. 조 회장은 지난해 말 가족 간의 다툼이 언론에 공개된 뒤 사과문을 내고, 신년회를 통해서도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총을 앞둔 표면적인 봉합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많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3대 주주인 델타항공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주요 주주들의 노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입장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조 전 부사장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물론, 최근 변수로 등장한 반도건설과도 활발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KCGI, 반도건설과 각각 만남을 가진 것에 이어 최근 3자 회동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 등 이탈표가 나온다면,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은 기존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보유지분 10%)의 지지를 얻고도  쉽지 않다. 현재 한진칼 1대 주주는 지분의 17.29%를 보유한 KCGI다. 반도건설은 계열사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8.28%까지 확대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 전 부사장은 6.49%를 보유 중이다. 

KCGI의 경우 호텔업에 애착을 가져온 조 전 부사장과 경영 방향이 엇갈린다. 하지만 당장 경영 복귀를 위해선 KCGI와 손잡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2015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직을 내려놓은 조 전 부사장은 최근까지 일정한 수입조차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당장 경영전략이 다르더라도 손잡을 수 있다.

KCGI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호텔업 매각을 요구했다. 칼호텔네트워크, 와이키키 리조트, LA월셔그랜드호텔, 왕산 마리나, 송현동 호텔부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등이다. 칼호텔의 경우 시설 노후화로 인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100% 자회사인 윌셔그랜드호텔도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만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 회장에게 델타항공이라는 확실한 우군이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델타항공의 대한항공 지분 투자 배경에는 조인트벤처를 이끌어온 고 조양호 전 회장에 대한 신뢰관계가 있다. 대한항공의 주된 경영전략을 선친 옆에서 배워온 조 회장 편에 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델타항공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이뤘고, 아시아 등 해외지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향후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을 매입한다면 조 회장도 반격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 측은 지난해 최대 이익을 냈고,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성과 등 현재 경영방향에 만족하고 있어 자매들과 손잡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가족 간 봉합으로 주총이 마무리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을 설득할 수 있는 딜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호텔 사업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 측에서 주요주주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호텔 사업을 조 전 전무에게 떼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며 "타 재벌들이 그랬듯이 선친 타계 이후 각자 경영 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가[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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