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은 있지만 검란(?)은 없다... 생각보다 조용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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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우 기자
입력 2020-01-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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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서 '공개경고', 적폐로 몰리는 것엔 불만

  •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검찰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불만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거나 거세게 반발하는 기운이 있는 반면 "그래도 방향은 맞지 않느냐"는 반응도  감지된다.  

검찰이 적폐로 몰리는 것은 불편하지만 개혁의 명분이나 대체적인 방향을 반대할 수 없는 것 아니지 않느냐는 분위기인셈이다. 

오히려 검찰 일선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을 향해 분명한 경고메시지를 남겼다. 

"수사권이 절제되지 못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몰이를 한다든가 초법적 권력 권한이 행사된다고 국민이 느끼기 때문에 검찰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라거나 "어떤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공정성에  있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수사권은 검찰에 있다. 그러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대통령의 심기가 그대로 표출됐다는 견해도 있다. 군데군데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도 감지됐다. 
 
이처럼 강한 경고가 나왔지만 검찰에서는 일단 기자회견과 관련해 직접 반발하는 모습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인사관련 내부 폭로글로 인한 반응과 사표를 낸 김웅 부장검사의 반발로 인해 의견 표명이 복잡하게 얽히는 부분은 있다. 당장 정유미 부장검사의 '임은정 저격글'에 이어 임 부장검사의 반박이 게제되면서 각각 100여개가 넘는 댓글이 걸리는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김웅 검사의 '사직 표명글'에는 5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전체적으로 볼때 검찰 내부 분위기는 들끓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검찰관계자들은 이런 분위기와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혹은 검찰개혁과 연결시키지는 않는 분위기다.  

입장 표명 자체를 거부하거나 '특별한 분위기는 없다'라고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일단 "특별한 분위기는 없다"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대검 뿐만 아니라 다른 일선지검 공보라인들도 비슷했다.

일부 언론에서 '검란'이 임박한 것처럼 전망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보수성향 언론 뿐만 아니라 중도 혹은 진보를 표방하는 언론들까지 '검란'을 거론했지만 최소한 현재 흐름에서 집단항명 분위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도권의 한 현직 차장검사는 "법이 다 통과되고 그런 상황에서 지금 저희로서는 법을 따라야한다는 것 말고 특별한 의견은 없다"면서도 "여러 모로 답답해하는 검사들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들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이나 방향은 인정하지만 형사부를 강화한다면서 정작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등 구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일견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가지고 있던 경찰에 대한 통제권이 일부 사라지는 것이 불만스러울 뿐 개혁의 필요성이나 방향이 틀렸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있다. 실재 수사실무에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경찰 조서조차 꼼꼼히 보지 못한 채 결론을 내리는 상황인데 '매 사건 마다 보지도 못할 서류뭉치를 일일이 내놓으라'고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사건이 있다면 그 사건만 꼭 집어서 재수사 요구를 하는 것이 검찰이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권을 제대로 발동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당장 큰 반발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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