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서 공식 서명 이후, 각 기업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의 경기 위축과 수요 감소로 이어진 만큼, 양국 간 해빙 분위기가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막혀 있던 규제가 해소된 게 아니다 보니 직접적인 수혜는 없지만, 석유화학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웠던 이유는 중국이 한국에서 생산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판매해 왔으나 미국과의 갈등으로 소비와 수출이 위축되자 수입량을 줄인 영향이 컸다”면서 “두 나라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은 얼어붙었던 소비심리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아직 섣불리 영향에 대해 예단하기 힘들지만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업계에 직접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자동차업계는 미·중 간 무역합의가 ‘관세’라는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를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관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중 문제가 마무리되면 미국에서 자동차 관세를 도마 위에 올릴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양국 간 교역이 확대돼 대중국 B2B(기업 대 기업)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협상이 아직 1단계 합의에 불과하고, 미국과 유럽 간 무역 갈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2018년 이후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이었던 미·중 무역분쟁 완화는 글로벌 및 한국경제 회복에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1단계 협상타결 이후 경제와 투자심리 호전이 지표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만큼 당장 추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수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관세 유예 결정으로 수출 회복이 어느 정도 기대된다”면서 “비중이 큰 중간재의 수출증대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일부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완전한 합의까지 난관들이 남아 있어 우선 자세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보조금, 국영기업 지원, 강제 기술이전 관행 금지 등 민감한 문제는 추후 협상으로 밀린 상태”라며 “1단계 합의를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는 남아 있어 11월 미국의 대선 전까지 협상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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