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인수한 DH, 유한책임회사 전환...‘깜깜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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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1-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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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본사로 가는 배당금 모르게 돼

  • DH “경영 효율성 때문에 전환해”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의민족 [사진=딜리버리히어로, 우아한형제들 제공]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인수한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최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자, 인수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유한책임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 감사 및 경영 실적 공시 의무가 없다. DH가 독일 본사로 막대한 배당금을 보내도 알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깜깜이 인수합병'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DH코리아는 작년 11월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뒤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조직을 다시 변경했다. 

DH코리아는 2011년 국내에 유한회사로 설립됐다. 당시 유한회사는 감사보고서 공개 의무가 없었다. 그동안 DH는 유한회사라는 명목으로 매출, 독일 DH본사에 보내는 배당금 등 재무정보 일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외국계 기업들이 법의 사각지대를 활용해 외부감사를 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에 정부는 2018년 10월 외부감사법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올해부터 유한회사도 올해부터 외부감사를 받게 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배달 앱 시장점유율은 배민이 55.7%로 1위다. 이어 요기요 33.5%, 배달통 10.8%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한 DH가 배민까지 인수한다면 사실상 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셈이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지난달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배달 앱에 의존하는 소상공인들과 배달 기사들은 우아한형제들과 DH의 인수합병(M&A)에 계속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까지 가세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DH가 배민까지 인수하면서 이제 한국의 배달 앱 시장은 독일회사 독점시장 체제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로서 향후 수수료와 광고료가 어떻게 변질될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지난 1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두 기업의 결합은 단순하게 수수료 인상이 있느냐 없느냐를 넘어 소상공인의 명줄이 IT 기업에 지배 당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와 관련 정치권에 이른바 ‘배민 규제법’ 발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DH코리아 관계자는 “DH코리아는 독일 본사와 마찬가지로 작은 기업으로 시작했다”며 “경영의 효율성 때문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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