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코리아'에 힘입어 신바람을 타고 있다. 코스피지수 23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단, 실물 지표 개선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7포인트(0.54%) 오른 2262.6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5일의 2267.52 이후 1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지수는 장중 2270선을 넘기도 했다.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덕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85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또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가진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40%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코스피 강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대외 여건이 나쁘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이란 장기간 이어진 악재가 소멸된 건 우리 증시에 호재다.
기업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기업이익이 전년보다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과열에 대한 얘기도 있지만, 기업 실적을 감안할 때 부담스런 수준까지 상승한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장세를 주도하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로, 반도체 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은 이익 개선 등을 고려할 때 20% 안팎"이라며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이 20% 증가하면 코스피는 5~10%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관련 불확실성만 무사히 넘긴다면, 코스피는 1분기 중 23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대내외 환경 개선과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은 분명 증시에 호재이지만, 실물 지표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흐름은 지난해 하반기 개선 추이에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선제적인 정책들을 시행했다"며 "이런 조치들이 실제 경제에 얼마나 변화를 가져올지 먼저 가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물 지표의 개선이 확인되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므로, 이런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영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이동하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변경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채 매입 정책에 일부 수정을 가할 수 있어, 외국인을 중심으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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