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난해 4분기에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이는 등 민간 부문이 부진에서 벗어나는 징후를 보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소수점 두번째 자리까지로는 2.01%다.
당초 민간 전망기관에선 이보다 못한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으나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웃돈 1.2% 성장해 2%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연간 성장률에 대한 정부의 기여도는 1.5%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2.3%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정부가 성장률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재정집행 속도를 높인 결과다. 민간의 기여도는 0.5%포인트로, 정부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민간 소비 항목은 1.9% 성장해 2018년 2.8% 성장에 비해 둔화됐다. 설비투자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8.1%로 역성장했으며 건설투자도 -3.3%로 뒷걸음질쳤다. 수출 역시 2018년(3.5%)보다 낮은 1.5% 성장에 그쳐 민간 부문의 성장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슈퍼예산으로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며 경기 하강을 막는 한편 민간 경제 활력 제고에 집중했지만 민간 경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지난해) 연간 2% 성장은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인천 소재 정밀화학소재기업 경인양행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주재하며 "2%대 성장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차단했고 경기 반등 발판 마련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지표인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질 GDI 하락률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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