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굴기 중심 도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곳서 생겨나며 '우한 폐렴'의 발병지로 전 세계 이름을 알리게 됐다.
특히 23일 오전 10시부터 우한 대중교통 운영은 전면 중단됐다. 버스, 지하철 등 시내 대중교통은 물론 우한을 오고가는 선박, 항공편, 고속철 등도 모두 끊겼다. 언제 다시 재개될지는 불확실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확산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우한시에 사람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봉쇄'한 것이다.
우한시 면적은 8494㎢로, 서울시를 14개를 합친 것만큼 넓다. 실제 상주하는 인구 수만 1400만명이다. 그런데 이러한 초대형 도시 하나가 전염병으로 완전히 외부와 차단돼 고립됐다.
오늘 날에도 중국 전국 각지를 육·해·공으로 원활하게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우한 톈허국제공항 여객량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715만200명에 달했다. 지난해 중국 내륙도시 국제공항 중에서는 정저우(허난), 창사(후난) 다음으로 3위였다. 현재 이곳서 운영되는 국내선은 70개 노선이 넘으며, 국제노선(홍콩, 마카오, 대만 포함)은 40개가 넘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오는 2월 1일까지 우한 국제공항에서 원래 출발 예정이었던 국내 항공편이 2879편, 국제 항공편이 348편에 달했다.
우한은 ‘고속철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우한 시내 3개 기차역에선 베이징~광저우(광둥성), 상하이~청두(쓰촨성), 우한~주강(장서성) 고속철을 비롯한 열차가 오고 간다. 특히 매년 춘제(설) 연휴 전후로 하루 평균 우한 3개 열차역을 오가는 열차만 700대가 넘는다. 가장 바쁠 때에는 시간당 45대 열차가 오고 갈 정도다.
우한의 경제력도 상당하다. 우한 지역 연간 국내총생산(GDP)는 1조5000억 위안(약 253조원)도 넘는다. 1인당 GDP는 이미 2만 달러(약 2333만원)도 넘었다.
지난해 중국 제일재경일보가 꼽은 중국 신(新) 1선도시 15개 순위에서는 청두, 항저우, 충칭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시안, 쑤저우, 톈진보다도 높은 순위다. 신 1선도시는 중국 4대 1선도시인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을 이을 후보군 도시로, 성장속도가 빠르고 소비력이 막강한 도시들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 경제지 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운 230곳이 이곳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내륙 지역 진출에서 중요시하게 여기는 도시가 우한이다. 대한민국 총영사관, 코트라 등 기관이 우한에 소재하고 있으며, 기업으로는 SK종합화학, 포스코 등이 이곳에 제조법인을 세웠다.
전 세계 명품업체도 우한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08년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구찌, 베르사체, 보네가베네타, 아르마니, 까르띠에, 발리, 불가리, 티파니, 디올, 에르메스 등이 우한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위치 선택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스타벅스가 우한에만 모두 1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경제발전 수준이 높고 상업소비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봉쇄령으로 우한 지역 경제, 특히 관광·소매업계가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앞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중국 대륙과 홍콩도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그해 홍콩 경제성장률은 1분기 4.1%에서 2분기 -0.9%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12월말 우한에서 첫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로 '우한폐렴' 환자 수는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23일 오후 8시(현지시각) 기준 중국내 감염 확진환자 수는 우한시가 소재한 후베이성 444명을 비롯, 베이징 22명, 상하이 16명, 광둥 32명, 쓰촨 8명, 산둥 6명 등 모두 634명이다. 사망자 수도 17명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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