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전미소매업협회(NRF)와 공동으로 발간한 소비자 동향연구는 2020년 소비트렌드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보고서는 Z세대부터 베이비붐 세대까지(18세~73세) 전세계 28개국의 소비자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는 최근 친환경과 같은 가치 지향적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도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한대로 늘어난 선택지···정교해진 소비자 요구
설문 응답자 중 35%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같은 '마이크로-모멘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편리한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들의 선택 범위를 무한대로 늘려놓았다. 매장에 진열된 상품만을 고를 수 있었던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제품에 대한 정보의 양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성분, 제조과정, 환경친화적인지 여부, 기업의 사회공헌도까지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들을 통해 제품을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정교화하고 있다. 자신들의 욕망을 좀더 세밀하고 자세하게 채워줄 수 있는 제품들을 찾게된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 즉 가치있다고 믿는 요소들과 부합하는 제품들을 구매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과거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있어 고려해야 할 것은 판매량, 기후, 경쟁업체 등 몇 가지에 불과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세분화되고 다양화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유기농, 친환경, 파라벤 프리, 선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무려 70%는 브랜드를 고를 때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충족시켜주는 지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 새로운 소비의 핵심 키워드
보고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려한 소비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티핑 포인트란 어떠한 경향이 지속적으로 쌓이다가 폭발적인 영향을 발휘하게 되는 지점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이란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의미한다. 친환경적인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경제·사회적 관점까지도 포함해 노동인권, 빈곤, 폐기물 등 다양한 문제들을 고려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유통과 소비기업들은 최근 5년간 지속가능성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투자는 68%나 늘었으며, 규모 자체는 30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같은 경향이 강화하면서 소비 습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기본에 충실한 제품들, 보존화학료를 넣지 않는 제품들을 선호한다. 농약 등을 치지 않은 유기농 제품이 각광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설문에 응한 이들 중 10명 중 7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업들이 '깨끗한(clean)'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제품이란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예를들자면 재활용이 가능하고, 자연성분을 사용하며, 공정무역에 가담하는 제품들을 말한다.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선한 것'을 위해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거의 60%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을 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소비 습관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 중에서는 무려 77%가 소비성향을 바꿀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속가능성을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 중에는 70%가 넘는 이들이 환경친화적인 제품에는 평균적으로 35% 정도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소비자들은 제품의 가성비를 따지는 효용 우선주의가 41%를 차지했으며, 대신 자신의 신념과 브랜드가 얼마나 부합하는지, 얼마나 친환경적인 브랜드인지 여부를 따지는 목표 우선주의 소비자가 무려 40%에 달했다.
한편 보고서는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매장의 중요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리성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매장은 다양한 성격의 물류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 매장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쇼룸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고 리포트는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