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기자 “우한시 지도자들 즉각 해임 해야” 강도 높은 비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내에서 우한시 당국 지도층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미흡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우한시 의료진들은 기본적인 의료 지원과 물자를 공급받지 못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에서 인근 황스시의 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24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급되는 마스크는 하루 5개로 한정돼 있다”고 호소했다.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의료 지원 물자를 확보하고 배분하는 것은 지방 정부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이다. 그런데 대형 병원들 마저 이처럼 직접 의료 장비 구하기에 나선 것이 알려지면서 대형 보건 위기 상황에서 지방 당국의 미흡하고 안일한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이 된 야생동물 불법 거래를 우한시가 장기간 방치한 점을 짚고넘어 가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우한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은 이미 시 내에서는 야생동물 구매가 가능한 곳으로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 장소로 의심되고 있는 곳이다.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모든 분노의 화살은 저우셴왕 우한시 시장과 마궈창 우한시 위원회 서기 등 지도자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의 대표 지역지인 관영언론 후베이일보의 선임기자인 장오우야는 자신의 SNS인 웨이보를 통해 “우한시 지도자들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이들의 리더십과 능력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사평을 통해 우한시의 초기 대응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면서 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 검열이 엄격한 중국에서 관영 언론 매체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당국 지도자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중국 최대 소비 대목으로 꼽히는 춘제 기간 경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루이왕은 올해 춘제 소비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1조1034억 위안(약 187조원)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우한폐렴이 춘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인민망 등에 따르면 상하이, 베이징, 광둥 등 다수 지역에서 춘제 기간 중 영화관의 문을 닫았다. CGV와 완다 같은 영화 체인업체들도 전국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고, 개봉일을 연기한 영화도 많다.
중국 극장가가 누릴 ‘춘제 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춘제 연휴는 한국의 설 연휴와 마찬가지로 영화소비가 폭발하는 시즌이다. 지난해 춘제 연휴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58억3000만 위안에 그쳤는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 관광지인 베이징 자금성이 폐쇄 조치됐고 만리장성의 일부 구간도 폐쇄됐다. 시안 지역의 인기 명소인 진시황릉 병마용, 항저우의 서호,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각 지역마다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는 뮤지컬이나 음악회 등 춘제 특별 공연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숀 로체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며 “경제적 영향의 정도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구 비율과 사망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계소비, 투자, 관광 등 산업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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