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전문가들은 이미 이 같은 문제를 예견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무증상자를 미리 걸러낼 방법은 없다. 입국 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적외선 열감지기에 걸리지도 않으며,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한다 해도 모니터링이 되지 않는다.
엄중식 가천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아 환자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예상했던 것”이라며 “입국 검역 기능은 현재 증상이 있는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지, 잠복기 환자를 걸러내는 것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렇게 검역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무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증상이 시작됐을 때부터 최종 진단을 받았을 때까지 접촉한 밀접접촉자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느냐”며 “노출자를 놓치거나 파악하지 못하면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대처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북한처럼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일단 최근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 특히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사람이라면 2주간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작은 의심증상이라도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엄 교수는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 번째 확진자 역시 증상이 발생된 지 이틀 후 질병관리본부로 신고했다. 처음 증상이 시작됐을 때 바로 신고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최근 입국했다면 어떤 이유에서라도 2주 정도는 사회적 활동이나 사람 접촉을 피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이 중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사람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6종으로 알려져 있다. 6종 중 4종은 감기와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나머지 2종은 각각 메르스(MERS)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스(SARS) 코로나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킨 2종이 메르스와 사스인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이 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개된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 유래 사스 유사 바이러스와 89.1%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구상 처음 나타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제는 물론 없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리보핵산(RNA)으로 구성됐다. RNA 바이러스의 특징은 돌연변이에 있다.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 증식을 위해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DNA(유전자)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 가능성이 1000배나 더 크다. 백신·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 교수는 "감염병 백신 바이러스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실패할 확률이 커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치료제"라며 "메르스와 사스 백신이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