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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라이선스 위반 명목 신한은행에 수백억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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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서대웅 기자
입력 2020-01-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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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 오라클이 신한은행에 라이선스비를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요구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글로벌 IT 업체와 국내 은행 간 법정 싸움으로 번질 소지가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IT·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라클은 최근 법무법인 명의로 신한은행이 오라클의 DBMS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등 라이선스를 위반했다며 수백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양측은 내용증명에 적힌 구체적인 액수를 비밀에 부쳤지만, 업계에선 최소 4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라클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은행 '계정계(Core Bank System)'에 이용되는 오라클DB 라이선스를 ULA(무제한 라이선스)에서 개별 라이선스로 전환하면서 오라클DB를 무제한 라이선스 범위에서 벗어나는 용도로 과도하게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계정계란 고객의 돈과 계좌를 관리하는 은행의 핵심 시스템이다.

오라클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라이선스 전환에 앞서 이용하지 않는 서버에 오라클DB를 과도하게 설치한 후 ULA 라이선스를 종료했다. ULA 라이선스 종료 시 실제 사용 중인 오라클DB에서 약간의 추가 설치분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신한은행은 이를 과하게 초과해서 오라클DB를 설치한 만큼 관련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게 오라클 측 주장이다.

ULA란 기업이 일정 비용만 내면 자사가 보유한 서버에 DBMS를 무제한으로 설치할 수 있는 라이선스다. 서버에 설치한 DBMS 수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개별 라이선스보다 서버 증설과 관리 비용 정산이 편하다는 이점이 있어 많은 대기업이 개별 라이선스 대신 ULA 계약을 맺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ULA 라이선스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이번 분쟁을 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ULA 라이선스 기간 이내라면 향후 이용할 서버에도 오라클DB를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오라클은 현재 이용 중인 서버에만 오라클DB를 설치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오라클의 주장대로라면 기업이 서버를 증설하고 DBMS를 설치하려면 ULA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로 사용하는 서버인지 일일이 오라클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는 이를 두고 DBMS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오라클의 횡포라고 지적한다. 오라클은 지난해 전 세계 DBMS 시장에서 약 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공공시장에선 오라클의 점유율이 69.7%에 달한다. 

금융의 경우는 오라클 의존도가 높아 약 90%에 달할 것이란 조사결과도 있다. 실제로 IBK기업, KEB하나, NH농협, 국민, 우리, 신한 등 6대 시중 은행 중 IBM 메인프레임과 DBMS를 이용 중인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모든 은행이 계정계에 오라클DB를 이용 중이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도 계정계는 오라클DB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라클이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양사가 실제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다. 업계에선 오라클이 처음 요구한 비용에서 상당한 수정을 가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라클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라클 관계자는 "(이번 분쟁을 두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오라클 자료사진(오라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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